[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주위에서 질투할 만큼 우린 찰떡궁합 이었지

김선애(전북편지가족회원)

20년 전, 풋풋한 경상도 처녀와 전라도 처녀가 한눈팔면 코 배어간다는 서울에서 만나 차츰 촌티를 벗을 즈음, 우리는 서로 마음을 열게 되었지. 한동안은 퇴근 후 뭔가를 배우려고 학원을 다니고, 연극, 뮤지컬을 보겠다고 대학로 소극장을 기웃거리고, 개봉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가를 찾으며 분주한 날들을 보냈었지. 그러다 복잡한 서울 시내에서의 그런 생활들이 시들해질 무렵, 휴일이면 배낭 하나 짊어지고 산으로 바다로 전국을 누볐지. 함께한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의견대립 없이 어쩜 그리도 찰떡궁합이었던지. 자매보다도 더 정 깊게 보낸 그 시간들이 내겐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부모님의 품안 같은 시골에서 철없이 학교만 다니다가 낯선 서울에서 엄습하는 외로움에, 첫 직장에서의 막중한 업무에 힘들어하며 너무나도 무미건조했던 생활, 너를 만나지 않았다면 얼마나 삭막했을까?

 

여성스러우면서도 활달한 성격을 가진 너는 170cm에 달하는 큰 키를 하고 있었고 나는 160도 안 되는 작은 키에 내성적인 성격을 하고 있어 얼핏 보기엔 어느 것도 맞지 않아 보였지만 주위에서 질투할 만큼 다정한 우리였지.

 

정하야! 보고 싶다.

 

/김선애(전북편지가족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