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바닷가는 다시 숨을 쉴 거야 등

△ 바닷가는 다시 숨을 쉴 거야 / 데이비드 벨아미 글 / 초록개구리 / 8500원.

 

충남 태안 앞바다에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검은 재앙’이 몰려왔다. 생태계가 복원되려면 10년도 더 걸린단다.

 

영국의 환경운동가가 쓴 이 책은 유조선에서 쏟아진 석유로 엄청난 몸살을 앓는 바다 이야기를 담았다. 마치 태안 앞바다를 보고 쓴 것 같다.

 

사고 전 바다는 바다 생물들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터전이었다. 커다란 불가사리는 바닷말 사이에 숨어있고, 딱딱한 껍데기가 없는 소라게는 고둥 껍데기 속에 들어가 산다.

 

하지만 자연의 이런 질서와 조화도 대형유조선에서 쏟아진 석유로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중요한 것은 자연의 복원력. 밀물이 들어올 때마다 석유는 조금씩 씻겨 나갔고, 시간이 흐르면서 바다는 다시 생명력을 찾아갔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엔 태안 앞바다도 다시 살아나는 기적을 보여주리라. 아이들과 함께 이번 사고의 심각성과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되새겨 보기에 적절한 교재다. 신문과 뉴스에 오르내리는 관련 기사와 함께 활용하기에도 ‘딱’이다.

 

 

△ 산타 백과사전 / 앨런 스노 글 / 청어람미디어 / 9800원.

 

산타는 하얀 눈과 얼음으로 덮인 북극의 땅속 깊은 곳에 산다. 지은이가 산타의 뒤를 밟아 북극지방까지 여행해 밝혀낸 것.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산타의 일터는 집의 아래층이다. 장난감 공장, 창고, 선물을 나르는 장치까지 있는 마련돼 있다. 물론 산타 혼자 그 많은 일을 할 수는 없다. 어떤 어린이가 착한 일을 하는지, 누가 말썽을 피우는지 꼬마 요정들이 돕는다. 이들 덕분에 산타는 하루 만에 많은 어린이에게 선물을 돌릴 수 있다.

 

그렇다면 성탄절엔 산타와 꼬마 요정들이 무얼 할까. 끝까지 이 책에서 시선을 놓지 못하게 하는 대목이다.

 

우리는 산타의 비밀을 눈치 채면서 어린 시절과 작별을 시작하는지 모른다.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해 주기에 알맞다.

 

 

△ 반 고흐와 해바라기 소년 (내가 만난 미술가 그림책) / 로렌스 안홀트 글 / 웅진주니어 / 7500원.

 

고흐전이 한국을 찾았다. 아이와 함께 고흐의 그림에 빠져보고 싶다면 이 책을 눈여겨 볼 것. 이 책은 화가 곁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던 아이의 시선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반 고흐와 이웃이었던 소년 카밀. 그는 고흐가 아를르에 살 때 만났던 우체부 조제프 룰랭의 아들이다. 유쾌한 성격의 사회주의자였던 카밀은 나중에 빈센트가 병원에 입원한 뒤에도 변함없이 찾아와 위로해 준 진정한 친구였다.

 

카밀의 가족들 역시 마을 사람들이 싫어하는 고흐를 따뜻한 마음으로 돌봐주었던 실제 인물들이다. 때문에 고흐는 이들 가족을 존경과 사랑의 마음으로 초상화를 다 그렸단다. 카밀은 고흐가 언젠가는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거라는 아빠의 말을 믿으며 고흐를 '해바라기의 사나이'라고 이름 붙여준다. 그리고 한 묶음의 해바라기를 고흐에게 선물한다.

 

 

△ 색깔 속에 숨은 세상 이야기 / 박영란 최유성 글 / 아이세움 / 8000원.

 

사람이 만든 맨 처음 색깔은 하양과 검정이다. 해가 있고 없는 때인 낮과 밤에서 나온 색깔이다. '희다'는 말도 해에서 나왔다. 우리 민족이 예부터 흰색 옷을 즐겨 입은 것도 흰색이 해의 기운을 담고 있다고 믿어서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귀신이 빨간색을 무서워한다고 생각해 부적에 빨간색을 썼다. 이슬람교도들은 신과 같은 삶을 산 사람은 죽어서 낙원에 간다고 생각해 초록색을 중요하게 여긴다.

 

색깔이 간직한 이야기는 사람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다.

 

눈만 뜨면 보이는 색들. 색깔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우리가 어떻게 색을 구별할 수 있는지, 갖가지 색이 상징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궁금한 이들을 위한 책이다. 사람들 삶의 다양성만큼이나 색깔의 다채로움이 곳곳에 숨어 있다는 것을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