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대하드라마 '대조영'(극본 장영철, 연출 김종선)이 23일 134부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결말은 검이가 대조영과 부자지간의 뜨거운 정을 확인한 뒤 길을 떠나고 대조영이 광개토대왕비를 찾는 장면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해졌다.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의 삶을 그린 '대조영'은 국내 TV드라마 사상 처음 본격적으로 발해사를 다뤄 기억에서 멀어져 있던 발해의 역사를 다시 살려냈다는 의미를 평가받고 있다.
◇동북아의 강자 발해의 재발견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 논란으로 인해 고대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시점에 공개된 '대조영'은 발해 건국사를 정면으로 그렸다. 이 드라마는 1년 이상 방영되면서 일반 대중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였던 발해가 고구려의 피를 이어받은 우리 민족이라는 것을 각인시켰다. 장영철 작가는 방영에 앞서 "'대조영'을 통해 사람들이 역사적 진실을 찾아갈 수 있고 잃어버린 꿈과 자긍심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발해를 세우고 찾는 과정, 발해가 고구려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역사라는 점을 알리는 것 자체가 역사적 진실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제작진의 의도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고영탁 KBS 드라마1팀장은 "우리 역사에 한 줄밖에 나와 있지 않은 발해라는 나라를 드라마로 형상화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면서 "다큐멘터리나 역사 자료를 통해 조명할 수도 있지만 드라마라는 장르를 통해 대중에게 파고들어 우리 역사의 지평을 넓혔다"고 '대조영'의 의미를 찾았다.
◇'대조영' 최수종의 힘 '대조영'이 성공적으로 긴 여정을 마친 데는 촬영 기간 한 마음으로 뭉친 연기자들과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다. '왕과 비' '태조 왕건' 등의 김종선 PD가 관록 있는 연출로 중심을 잡았으며 최수종은 대조영 캐릭터를 위해 촬영 기간 내내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고 다이어트를하는 투혼을 보이며 맡은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최수종은 "촬영하면서 힘도 많이 들고 다치기도 했지만 연기자와 스태프, 보조출연자까지 모두가 한 가족이나 다름없었다"면서 "별 탈 없이 마치고 나니 시원섭섭한데 그동안 사랑해주신 시청자와 팬 여러분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주인공들과 조연들의 공도 컸다. '설인귀' 역을 맡아 개성 있는 연기를 펼친 이덕화를 비롯해 정보석, 최철호, 김학철, 정보석, 정태우, 박예진, 홍수현, 심은진, 김정현 등 모든 배우들이 맡은 자리에서 소임을 다했다.
◇KBS의 자존심 지킨 '대조영' '대조영'은 '주몽'의 퇴장 이후 사극의 패권을 잡고 시청률 30%에 이르는 높은 인기를 누리며 시청률 면에서도 강한 힘을 보여줬다.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는 법이기에 시청자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는 점이 의미를 더한다.
KBS로서는 올 한 해 미니시리즈의 부진에 허덕였기에 '대조영'의 선전은 더욱 빛났다. 일일극, 주말드라마의 인기와 미니시리즈의 부진이라는 양극화 속에서 '대조영'은 KBS 드라마의 양보할 수 없는 마지막 보루였다.
고영탁 팀장은 "'대조영'이 KBS 전체 드라마 예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다른드라마에 비해 많은 제작비를 투입했다"면서 "광고가 없는 1TV에서 방송된 '대조영'은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과 가야 할 길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총제작비 약 300억 원이 투입된 '대조영'은 2006년 9월부터 방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