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구슬땀으로 이제 조금씩 검은 재앙에서 벗어나고 있는 군산 앞바다와 해안. 하지만 그 이면에는 9일 내내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이 있었다.
지난 15일 오후 군산 앞바다에서 타르 덩어리들이 처음으로 목격되고 있다는 소식이 군산시에 전해졌을 때다. 파고는 높은데다 바람과 조류의 영향으로 선박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마음은 조급했지만 속수무책으로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16일 일요일 오전에 어선 10여척을 동원한 공무원 30여명이 첫 긴급 방제작업에 나섰다. 방제복과 뜰채, 수거통을 갖추고 무작정 배에 몸을 실은 시청 직원들이 눈에 들어왔다. 비응항을 떠나 배가 연도와 개야도 인근 해상에 이르자, 기름 덩어리들이 해파리처럼 둥둥 떠 있는 아찔한 광경이 펼쳐졌다. “어서 건져내야 하는데…” 배를 정박하고 뜰채를 뻗어보지만 쉽지 않았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자신조차 제대로 가눌 수 없었기 때문. 타르 덩어리 보다 배 멀미가 더 고통스런 순간이었다.
이처럼 ‘정신을 잃고 토하면서’ 펼쳐진 해상 위 방제작업에 공무원 1660명, 일반인 1442명이 동참했다. 10명 중 3명은 어김없이 어지러움과 구토 증세에 시달렸고, 기름 덩어리 등 5만3326㎏의 폐기물은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 수거됐다고 한다. 이들의 희생정신과 노고에 다시한번 고개숙여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