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으로 난방을 하고, 물지게로 식수를 나르고, 재래식 화장실을 쓰던 시절.
서울 종로구 와룡동을 배경으로, 2남4녀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린 연작 동화다. 삽화가 전하리씨가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와룡동의 아이들'이란 이름의 시리즈로 총 30권까지 출간될 예정.
이 책에는 새벽부터 일터로 나가는 아버지, 자신의 스웨터를 풀어 아이들의 장갑과 목도리를 만드는 어머니의 따뜻한 얼굴이 묻어난다. 고드름을 이가 시리도록 씹어먹으며 뛰어 노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표정, 부모의 걱정을 덜기 위해 신문팔이로 연탄을 마련하는 대견스런 아이의 마음도 담겨 있다.
첫눈 내린 날의 따뜻한 일상과 가족애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 왜 / 니콜라이 포포프 / 현암사 / 7500원
개구리가 들판에서 평화롭게 꽃송이를 들며 놀고 있다. 그 옆에 우산으로 꽃을 짓이기며 쥐가 등장. 쥐는 개구리의 꽃을 탐내 개구리를 공격해 쫓아낸다.
개구리는 어떻게 됐을까. 개구리는 친구들을 몰고 와서 또다시 쥐를 쫓아낸다.
쫓겨난 쥐는 이번엔 친구들과 탱크를 몰고 와 개구리 들판을 점령한다.
결국 아름답던 들판은 순식간에 폐허로 변한다.
9·11테러,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납치사건, 미얀마사태….인류 역사는 전쟁으로 얼룩져 왔다. 러시아 작가 니콜라이 포포프의 이 그림책은 글자 한 자 없이 오로지 그림만으로 평화로운 상황에서 어떻게 전쟁이 일어나고 세상이 파괴돼 가는지를 우화적이면서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어릴 적 전쟁을 경험한 작가는 폭탄 파편을 주워 장난감처럼 갖고 놀다가 평생 불구가 된 친구를 떠올리며, 전쟁의 어리석음을 알리기 위해 이 그림책을 만들었단다.
△ 우리는 바다로 / 나스 마사모토 글 / 보림 / 9000원
초등학교 6학년 7명의 아이들이 전쟁같은 중학교 입시를 눈앞에 두고 버려진 매립지를 찾는다. 답답한 일상과 어른들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쉼터같은 곳이자 배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기 때문. 이때만큼은 입시학원도 다니지 못해 열등하게 느껴졌던 시로도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다. 아버지의 외도를 알면서도 행복한 가정인 양 연극하는 가족을 보며 답답함을 느끼는 구니토시부터 편모 슬하에서 자라 엄마의 꿈이 곧 자신의 꿈인 사토시에 이르기까지. 198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2007년 현재 우리네 아이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아이들이 진정 바다에서 희망을 찾았을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각자의 몫이다.
△ 왕따 / 이윤학 글 / 문학과 지성사 / 8500원
전학을 자주 다니는 주인공 임미나. 애써 사귄 친구들과 헤어지는 슬픔이 너무 싫어서 친구를 사귀려 하지 않는다. 이런 미나의 태도가 못 마땅한 친구 '짱가(장가연)'는 자신의 패에 들어오라는 제의를 건넨다. 하지만 미나는 이를 단호히 거절했다가 왕따를 당하게 된다. 그리고 철저히 닫힌 삶을 살아온 무덤가 할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마음을 서서히 열어가게 된다.
"나의 무관심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가 되었는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는 작가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주인공과 비슷한 성격의 인물을 기존 소설에서 찾아보도록 유도할 것. 주인공 성격의 여러 측면을 각 특징별로 세분화시켜 살펴보도록 지도하는 것도 책 읽는 재미를 배가시킬 수 아이디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