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김치는 ‘숭덩숭덩’ 썰어야 제격이다

요즘 상품광고 문구들은 어쩌면 그렇게 하나같이 젊은이들이 뒷골목에서 노닥거리며 쓰는 은어 ? 비속어들만 골라 쓰는지 모르겠다. 그 제품이 아무리 젊은층을 겨냥한 것이라 하더라도 꼭 그렇게 말도 되지 않는 소리로 목청을 높여야만 효과가 있단 말인가? 요즘 젊은이들의 언어순화를 위해서라도 적합한 용어를 써야겠다. 특히 텔레비전 광고는 어른보다는 이제 한창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어린이들이 더 많이 보지 않던가.

 

한때 시판되었던 어떤 라면의 텔레비전 광고 문구에 “김치를 팍팍 썰어 넣으면……” 어쩌구라고 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팍팍’이라는 낱말은 ? 잇따라 힘있게 내지르거나 쑤시는 모양, ? 힘없이 자꾸 쓰러지는 모양, ? 진흙 같은 것에 발이 빠지는 모양, ? 눈이나 비가 되게 쏟아지는 모양, ? 숟가락이나 삽 따위로 물건을 잇따라 많이 퍼내는 모양, ? 어떤 물건이나 현상 따위가 잇따라 많이 생기거나 없어지는 모양으로 되어 있다. 어느 것 하나 라면에 김치 썰어 넣는 것과 실오라기만큼이라도 연관되는 게 없다.

 

라면에 넣는 김치야 ‘숭덩숭덩’ 썰어야 제격 아니던가! 숭덩숭덩은 ‘물건을 굵직하게 약간 빨리 써는 모양’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광고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가지만 더 말해보자. “군산에 오시면 군산횟집이 있습니다.”라는 텔레비전 광고 말이다. 이 광고에 나오는 ‘손님 여러분을 친정 어머니 모시는 심정으로 모시겠다.’는 문구가 얼마나 좋은지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

 

그런데, 어떤 분은 “손님은 극진한 정성으로 모셔야 하는 법인데, ‘친정 어머니를 모시는 심정’가지고 되겠느냐? 당연히 ‘시어머니 모시는 심정’이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타박하기도 한다. 물론, 시어머니는 깍듯하고 정성껏 모셔야 하는 대상임은 틀림없으나 그러다 보면 격식이 앞서게 되고, 또 부담스러운 존재이기도 하다.

 

그에 비하면 친정 어머니는 얼마나 편안한 대상인가? 격식도 필요 없고 자연히 실속 위주의 접대가 되겠기에 대부분의 손님들은 그런 대접을 원하지 않겠는가.

 

그러고 보면 ‘광고란 듣기에 따라서, 또는 듣는 사람의 처지에 따라서 서로 다르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그래도 언어질서만을 지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