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블루 카드 등

△블루 카드 / 제리 스피넬리 글/ 웅진주니어 / 8500원

 

우연인 듯 필연인 듯, 네 아이들에게 블루카드가 날아온다. 아이들 사이의 공통점은 없다. 도시의 밤거리를 활보하는 아이, 텔레비전에 혼을 뺏긴 아이, 집 없이 자동차에서 생활하며 떠돌아다니는 아이, 대도시에 살다가 시골 버섯농장으로 이사 온 아이. 다만 어쩌다 파란색 도서관 카드가 이들을 찾아왔다. 이 카드는 아이들이 '진짜 영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서관에 안내한다.

 

도서관에는 이들 자신의 모습이 낱낱이 기록된 전기가 있다. 그리고 날마다 새로운 내용이 더해진다.

 

간절하게 찾아다녔지만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던 엄마와의 유일한 추억이 담긴 책도 있다. 이 신비한 도서관에 발을 들여놓은 아이들은 점차 주체할 수 없었던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과 어지러운 주변에 휩쓸리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된다.

 

작가는 진짜 나를 찾기 위해서, 나를 둘러싼 타인의 세상이 아니라 그 중심에 내가 서 있는 세상을 위해 격렬하게 몸부림쳐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과거를 마치 현재처럼 되살려내는 작가의 능력이 탁월하다.

 

 

△ 오즈의 마법사 / 라이먼 프랭크 바움 글 / 어린이작가정신 / 1만원

 

부모를 일찍 잃은 여자아이 도로시가 환상의 나라에 가서 겪게 되는 모험담.

 

도로시는 어느 날 강한 회오리바람이 집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바람에 위대한 마법사 오즈가 사는 나라에 가게 된다. 그녀는 그곳에서 머리를 갖고 싶어하는 허수아비, 펄펄 뛰는 심장을 원하는 양철 나무꾼, 용기를 얻고 싶어하는 겁쟁이 사자를 만난다. 그리고 이들은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는 위대한 마법사 오즈를 찾아나선다.

 

알고 보니 오즈는 마법사가 아니라 평범한 대머리 노인. 하지만 그의 엉터리 처방으로 허수아비는 두뇌를, 양철나무꾼은 심장을, 겁쟁이 사자는 용기를 갖게 된다. 모험을 통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 각자가 원하는 것을 가지게 됐던 것.

 

이 책이 더 눈길을 끄는 이유는 '이 시대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평가받는 리즈베트 츠베르거의 아름다운 그림이 새로운 '오즈'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파스텔톤 은은한 수채화 그림은 환상 세계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근두근 사랑의 소리 쿵쿵쿵 / 훠테메 마쉬하디 로스탐 글 / 큰나 / 9500원

 

상상력을 뛰어넘어 감성을 자극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볼 때 몸 안에서 일어나는 심장의 두근거림.

 

사랑을 느끼고 사랑을 부르는 소리가 바로 '쿵쿵쿵'이다.

 

이 책은 '쿵쿵쿵' 소리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뿐만 아니라 아이들 마음속에 일어나는 변화무쌍한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했다.

 

천 년이란 긴 시간동안 집을 떠나 있다가 돌아온 소년. 그는 어떻게 하면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지 답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그 긴 여행 뒤 변한 자신의 모습을 한눈에 알아보는 사람은 엄마 뿐이었다.

 

그 길고 긴 사랑의 여정을 깨닫는 과정을 '상상의 힘'을 통해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2006년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이다.

 

 

△행복한 한국사 초등학교 / 전국역사교사모임 글 / 휴먼어린이 / 1만원

 

주몽이 고구려를, 대조영이 발해를 세웠다는 걸 아이들은 어떻게 알았을까. 최근엔 조선의 왕이었던 세종과 정조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아졌다는데….

 

답은 간단하다. MBC 드라마 '주몽', KBS '대조영', '대왕세종' 와 같은 텔레비전 드라마 덕분이다.

 

하지만 텔레비전 드라마는 역사 교과서가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를 각색해 보여주기 때문에,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을 엮거나 주인공만 돋보이도록 얼개를 짜는 경우가 많다.

 

반면 역사 속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 대신 이름만 남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외워야 할 제도만 남은 역사책은 재미없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책 '행복한 한국사 초등학교'는 학교 선생님들이 만든 학교 밖 역사 이야기을 담았다.

 

또한 인물이나 제도의 '이름'보다는 역사 속 수많은 이야기들과 각각의 이야기가 서로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 초점을 맞췄다.

 

'우리 역사를 가지고 어린이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하는 교사들의 오랜 집단적 고민과 현장 경험이 녹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