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면부지 중학생에 골수기증 눈길

8사단 포대장 김동철 중위

전방에서 근무 중인 육군 장교가 생면부지의 중학생에게 골수(조혈모세포)를 기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일 육군에 따르면 8사단에서 포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동철 중위(26.학군 44기)는 지난 9일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백혈병을 앓고 있는 남자 중학생에게 자신의 골수를 제공했다는 것.

 

2005년 6월 한국외국어대학 재학 당시 지도교수로부터 '가톨릭 조혈모세포은행'을 알게 된 김 중위는 백혈병 환자들을 돕기 위해 조혈모세포 동아리를 조직했다. 동아리 회원과 학군단 동기들을 대상으로 골수기증 참여 운동을 벌여 100여 명을 조혈모세포은행에 등록시키기도 했다.

 

이듬해 3월 임관해 8사단에 배치된 김 중위는 작년 10월 가톨릭 조혈모세포은행으로부터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남자 중학생에게 제공할 골수가 급히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사전 등록된 김 중위의 골수와 환자 골수의 '조직접합성 항원'이 100% 일치한다고 분석한 병원측이 연락을 취한 것.

 

이에 김 중위는 포대장 직책상 부대를 빠져나올 형편이 못됐지만 잠시 시간을 낸다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휘관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결심을 받아냈다고 한다.

 

김 중위는 "꿈이 많은 학생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꼭 완쾌해 부모님께 효도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포병대대 박창규 중령은 "주변에서 신임을 받고 있는 김 중위의 선행은 우리 대대원 모두에게도 '나눔'의 소중함을 배우는 기회가 됐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