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도시, 허브산업, 벼고을 농경문화, 생태건강산촌, 한우 브랜드 파워, 치즈밸리, 발효천국, 복분자, 누에타운... 전북지역의 시군에서 2기 신활력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표사업들이다.
사업명칭이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지역의 환경과 특성을 잘 반영하여 이미 성공모델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이름만으로도 지역을 추론해 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치즈하면 임실이고, 발효천국은 순창, 벼고을은 김제, 관광도시는 정읍, 복분자는 고창이다.
신활력사업은 이처럼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사업이다. 지역사정을 가장 잘 아는 마을주민이 중심이 되어 추진된다. 기존의 중앙정부 주도형 하향식 지역개발방식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난다.
지금까지 신활력사업은 행정자치부에서 추진되다가 2007년부터 농림부로 사업이 이관되었다. 향토산업육성과 지역특화품목 육성 등과 연계, 종합적인 농촌산업발전을 위한 “농촌활력증진”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역이 낙후되고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오랜 얘기다. 활력을 되찾겠다고 낙후지역을 도시처럼 개발하는 게 능사가 아니며, 오히려 농촌다운 농촌, 특색있는 지역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특색있는 자랑거리가 많은 우리지역에는 희망적인 일이 아닐수 없다. 컨텐츠는 풍성한데 아직 덜 알려지거나 산업화 노하우가 부족하여 내 고향의 잠재자원이 제 값을 못받을 뿐이다.
이제는 지역단위로 품목을 가려내어 생산에만 그칠것이 아니라 가공, 유통 등 식품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해야만 희망의 불씨를 살려낼 수 있을 것이다.
마침 정부에서 추진하는 국가 식품산업 클러스터의 대상지역으로 전북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농업과 음식이 발달한 지역 특성을 살려 우리고장이 세계적인 식품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지역특성화 사업과 지역주도개발방식은 사실 우리지역에 이미 도입되어 전국으로 확산된 것이다. 필자가 진안군수 재임당시 홍삼한방특구, 으뜸마을 가꾸기, 마을간사장제도 등을 도입하여 큰 성과를 올림으로써 중앙정부에서도 이를 정책화하기까지 신활력사업의 효시역할을 해냈던 것이다.
진안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사업 성공에는 지역민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지역민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역량과 열정을 갖춘 훌륭한 지역리더가 있어야 한다.
한국농촌공사는 올해부터 신활력사업의 사업계획과 사업성과 평가, 컨설팅, 교육, 홍보를 전담하게 되었다. 본사에 농촌활력사업본부를 새로 설치하여 多사람?多소득?多일자리, 3多창출로 지역에 활력을 더해 나갈 계획이다.
농촌은 더 이상 농산물 생산만 하는 1차 산업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2차, 3차 유통 가공업을 포함하여 발전해 나가야만 희망이 있다. 지역별로 특화된 명인, 명품, 명소를 얼마나 육성하느냐에 따라서 도시와 농촌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도시자본의 투자가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도시는 꽃이요 농촌은 뿌리이기 때문이다.
지역을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은 우리지역이 비전이 없다고 말하지만 미래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우리지역을 조금만 돌아보면 셀 수 없이 많은 유무형의 자산이 있음을 알수 있다. 창조적인 발상과 적극적인 참여로 신활력사업이 지역을 활성화하는 값진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임수진(한국농촌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