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분리 수거’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수거’가 문제이다. 수거(收去)란 ‘거두어 감’을 뜻한다. 그러니 청소원이 쓰레기를 가져가는 것을 수거라고 할 수 있지만, 가정에서 쓰레기를 내놓거나 버리는 것은 수거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놓기를 굳이 한자 낱말로 바꾼다면 ‘배출(排出)’이 되고, 버리기라면 ‘폐기(廢棄)’가 되겠다. 따라서 주민을 대상으로 한 표어라면 ‘쓰레기 분리 (배출/폐기)’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분리’가 문제이다. ‘쓰레기 분리 배출’이라는 문구로써 나타내려는 중심 뜻은 쓰레기를 버릴 때에 ‘종류별로 나누어’ 버리자는 것이다. 그런데 ‘분리(分離)’는 ‘나누어서 떼어 냄’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큰 것에서 작은 것을 부분부분 떼어 내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요즘 각 가정에서 실제로 하는 것을 보면 병, 플라스틱, 종이, 알루미늄, 캔, 음식물 쓰레기 등으로 나누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나누는 것은 분리가 아니라 ‘분류(分類)’라고 하는 것이 옳다. 큰 물건은 먼저 분리할 수도 있지만, 일상적으로는 대부분 분류하는 선에서 그친다. 좀 복잡하거나 큰 물건은 가정에서 분리하지 못하고 그냥 내놓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에 ‘쓰레기 분류 배출’이라고 하는 것이 좀더 올바른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쓰레기 분류 배출’이란 표현은 너무 어렵고 딱딱하지 않은가. 차라리 ‘쓰레기 나누어 내놓기’나 ‘쓰레기 나누어 버리기’라고 하는 것이 훨씬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