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뒷골목 건달 역을 맡은 이정재는 30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종합촬영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작인 '태풍' '에어시티'도 물론 재미있었지만, 에너지를 내뿜는 역은 아니라 이번에 전작보다 연기를 더욱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평소 도시적인 이미지가 있다는 말을 많이 들어 사극이란 장르가 많이 부담스러웠다"며 "현장에서 덜 어색하려고 미리 연습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소규모 개봉한 '비단구두' 이후 2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여균동 감독은 "제작 환경도 달라졌고 개인적으로도 나이를 먹으니 점점 내면적인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며 "그렇게 독립영화 비슷한 작품을 한 뒤 큰 상업영화를 하게 돼 부담이 된다"고 털어놨다.
여 감독은 이어 "왕조의 이야기를 통해 정극을 만들기보다는 뒷골목에서 비주류 인간들이 어떻게 꿈을 꾸는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화에서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의상을 쓴 데 대해 "직접 부탁을 드려 빌려 왔는데 영화를 위해 만든 옷이 아닌가 할 정도로 흡족하다"고 말했으며 새로운 촬영방식을 시도한 데 대해서는 "10㎜와 16㎜ 카메라로 번갈아 찍어 독특한 감정이 있고 흐름이 빠른 영화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출세지향적인 건달로 이정재와 대결하는 역의 김석훈은 "늘 성격이 강한 캐릭터를 하고 싶었고 이번 역할은 표현하기에 따라 색다른 인물로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 맡게 됐다"고 말했다.
'다세포소녀' 등 영화에서 춤 솜씨를 선보여 왔으며 이번엔 미색과 재주를 겸비한 기생을 연기한 김옥빈은 "보통 교방무와는 전혀 다른 춤을 연기했다"고 말했으며, 여 감독도 "정말 색다른 춤이라 비웃거나 기절하거나 하는 두 가지 반응밖에 없을 것이니 기대해 달라"고 거들었다.
또 의리 있는 2인자 역의 이원종은 이번 역할에 대해 "희화화하지 않고 그 시대의 정통 건달의 모습을 그렸다"며 "싸움도 잘 하지만 자신이 1인자의 그릇이 아님을 잘 알고 있는 의리 있는 역"이라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조선 영조 즉위 직전인 1724년 기방 명월향과 장안 최고의 기생 설지(김옥빈)를 둘러싸고 천둥(이정재)과 만득(김석훈), 칠갑(이원종) 등 조선의 '주먹'들이 벌이는 싸움을 그린 액션 활극으로 5월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