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조치개와 러닝메이트

듣기 싫은 말 중의 하나가 러닝메이트(running mate)다. 이 말은 원래, ‘경마에 출전하는 말의 보조를 조정하기 위한 연습 상대 말’과 ‘미국에서 함께 입후보한 두 관직 가운데 아래 관직에 입후보한 사람, 보통 부통령으로 입후보한 사람’을 가리키던 것이, 지금은 ‘어느 일에 보조적인 자격으로 일하는 사람’까지를 뜻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말로는 시쳇말로 끝내주는 단어가 있으니 그게 ‘조치개’다.

 

밥에 반찬이 따르듯 으레 따르되 한쪽의 격이 한수 낮은 관계, 즉 동격(同格)과 동위(同位)가 아니라 한쪽이 하격(下格)이요 하위(下位)인 콤비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오른팔 보좌관, 심복 비서, 전속 부관, 수석 참모, 수석 고문관과 상관의 관계라해도 좋고, 배가 맞는 장?차관이나 의기(意氣)가 콱콱 투합되는 정?부(正?副) 관계라 해도 되겠다.

 

또는 두 사람 행차 때의 주인과 하인 관계라든지, 흔히 ‘보디가드’로 불리는 총알받이와 그 상전 관계라 쳐도 좋을 것이다.

 

이렇게 좋은 우리말을 두고 러닝메이트라니…….

 

그러고 보면 유방(劉邦)의 조치개가 장량(張良)이었고, 닉슨의 조치개가 키신저인 셈이다.

 

슬프디슬프게도 간디 인도 총리의 조치개는 그의 남편 페로제 간디 하원(下院)의원이었고, 대처 영국 총리의 조치개 역시 그녀의 남편인 데니스 대처라 아니 할 수 없다.

 

리처드 버튼은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조치개였고.

 

물론 페로제 간디나 데니스 대처 그리고 리처드 버튼이 들으면 재미없을지 모르지만 우리들이 보기에는 그렇다는 얘기다.

 

‘조치개!’

 

‘러닝메이트’ 대신 써야 할 순수한 우리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