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소망하면 이루어진다’는 자기 충족적 예언을 설명할 때 흔히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피그말리온을 인용한다. 키프로스의 왕이자 조각가였던 피그말리온은 평소 세상 여자들에게서 별 매력이나 호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여인상을 상아로 조각하기 시작했고 오랜 시간의 노력 끝에 드디어 아름다운 여인상을 완성했다. 그는 조각상을 어루만지고 쓰다듬으면서 자신의 여인인 것 처럼 온갖 정성을 다했다.
그러는 사이 소망이 생겨 조각상이 사람이었으면 하는 꿈을 가지게 된다. 그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조각상의 여인을 아내로 맞이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여신은 그의 간절하고 지극한 마음을 헤아려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는 생명을 얻은 조각상 갈라테아와 결혼했고 딸 파포스를 낳았다. 여기서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는 말이 나왔다.
이 신화는 ‘무엇인가를 간절히 바라면 결국 그 소망이 이뤄진다’는 상상을 담고 있다. 물론 현실에서 소망의 전제 조건으로는 부정적인 일이 아니라 긍정적인 일이어야 하며, 진정성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 이론은 교육학에서도 적용된다. 교사가 어떤 학생에 대해 우수하다는 기대를 갖고 가르치면 그 학생이 다른 학생들 보다 더 우수하게 될 확률이 높다는 이론이다. 근로자들의 작업성과는 주위의 관심과 상사의 주목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호손효과(Hawthorne effect)’도 비슷하다.
지난해말 수년동안 해결하지 못해 전북의 난제로 꼽혀왔던 새만금과 태권도공원 특별법 제정, 새만금·군산 경제자유구역 지정, 식품산업클러스터 선정, 현대중공업 유치 등이 한꺼번에 해결돼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는 평을 듣고 있는 김완주지사가 연말과 연초에 던진 화두가 ‘심상사성(心想事成)’이다. ‘마음에 간절히 원하고 바라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사자성어다. ‘피그말리온 효과’와도 상통한다.
올해 전북도의 최대 과제는 새만금 내부개발이다. 새만금에 얼마나 빨리 부지를 만들고, 그 곳에 맞는 콘텐츠를 어떤 자금을 끌어다 채워넣는냐 이다. ‘피그말리온 효과’나 ‘심사사성’을 우리 국민은 이미 월드컵과 외환 위기 극복에서 경험한 바 있다. 도민들의 지혜와 역량을 한데 결집해 ‘의지적 실천’을 추구해나갈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