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합민주당, 공정한 공천 보여줘라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전격적으로 양당 통합에 합의했다. 갈라선지 4년 5개월만이다. 총선을 불과 두달밖에 남기지 않은 시점이어서 그만큼 절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의 표현대로 민주개혁세력의 분열은 곧 공멸이라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지난번 대선에서 나타났듯, 양당의 각개약진은 호남을 제외하고 사실상 전멸에 가까웠던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이제 총선구도는 거대한 한나라당에 맞서 통합민주당(가칭)이 겨우 전열을 갖춘 모양새다. 통합되지 않았을 경우 한나라당의 독주는 불을 보듯 뻔한 상태였다. 개헌선인 200석 차지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측될 정도다.

 

문제는 통합민주당이 첫 단추를 잘 꿰었으나 공천쇄신을 얼마나 하느냐에 달려있다. 국민들에게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표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둘을 합쳐봐야 20%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뼈와 살을 베어내는 아픔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국민들 사이에 거대 여당에 대한 견제심리가 살아날 것이 아닌가. 또 전통적 지지층도 되돌아 올 것이다.

 

이러한 결단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 바로 호남지역이다. 흔히 텃밭이라는 호남에서의 지지를 기반으로 수도권 등으로 약진할 때만이 통합민주당이 회생할 수 있을 것이다.

 

13대 총선 이후 전북지역은 민주개혁세력이 싹쓸이해 온 곳이다. 통합민주당의 ‘공천=당선’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그런 만큼 통합민주당의 공천을 받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다. 공천심사 과정에서 소수파인 민주당의 합당에 따른 지분 요구도 예상할 수 있다. 현재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예비후보 76명중 72%인 55명이 통합민주당에 몰려있다.

 

결국 기준은 도민의, 나아가 국민의 뜻이 무엇인가에 따라야 할 것이다. 경선과정에서 공명정대함에 최고의 가치를 둬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계파나 지역, 현역여부를 떠나야 한다. 특히 ‘물갈이’ 얘기가 나오는 현역의원의 경우 4년간의 의정활동과 공적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내려져야 한다.

 

신당과 민주당의 통합은 새로운 야당으로 태어나는 계기이긴 하나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공천쇄신을 통해 국민들이 지지할만한 후보를 내세우는데 까지 나가야 할 것이다. 환골탈태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