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토정비결(土亭秘訣)

지난 1월 한달동안 누리꾼들이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운세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코리안 클릭에 따르면 지난 1월 주요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야후의 운세서비스 방문자수가 290만명에 달했다는 것.페이지뷰로는 네이버가 1천230만건,다음 300만건 등으로 누리꾼들이 운세사이트를 조회한 횟수가 2천60만건에 달했다.업계는 새해 초 국내 네티즌들이 토정비결 등에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관심을 갖는 토정비결.믿든 말든 한해 자신의 운수를 점쳐보면서 새해를 계획해 보는 것이 언제부턴가 우리의 풍습으로 굳어졌다.토정비결은 조선 선조 때 토정이지함이 지은 도참서다.이 책은 주역의 이치를 응용하여 한해의 운수를 알기 쉬게 풀이해 놓았다.그러나 토정비결은 주역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주역과는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다.주역의 괘는 64괘인데 토정비결에는 48개의 괘만 사용하고 있다.괘를 짓는 방법도 달라서 이른바 사주 가운데 시를 뺀 연,월,일,만 사용했다.이는 당시 시간을 정확하게 알지 못했기 때문에 백성들의 편의를 십분 고려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 점괘의 총수도 주역과 다르다.주역에는 424개의 괘가 있으나 토정비결은 총 144개의 괘 뿐이다.주역에 비해 훨씬 간편하다.토정비결은 열두 달의 운수를 4언시구로 적어 놓았다.총 6480구로 구성되었다.예를들어 관재수가 있으니 혀끝을 조심하라는 식이다.항목마다 길흉이 적절한 비율로 배합돼 있어 낙관도 실망도 하기 어렵다.한마디로 토정비결은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희망을 넣어주며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도록 이끄는 힘이 있다.그런 점에서 토정비결은 일반 민중들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저술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토정은 평생 물욕을 멀리하며 베푸는 삶을 실천했다.아산 현감 재직시에는 걸인청을 세워 구호사업을 펼치기도 했다.그의 청렴한 생활을 미루어 보면 토정비결의 저작 동기와 성격이 짐작간다.파스칼은 인간은 동물과 달라 보랏빛 꿈과 기대속에 살아가기 때문에 자칫 미신에 빠지기 쉽다고 했다.희망을 갖는건 좋지만 노력도 하지 않고 요행수만 바라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포털 운세서비스 충동적 이용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