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나이먹는 농촌의 희망 - 은수정

은수정 기자(경제부)

현재 우리 농촌이 당면한 과제는 숱하다. 그 가운데 시장개방에 따른 경쟁력 갖추기가 급선무다. 경쟁력 운운하면 농업과 농가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말이 자연스레 따른다. 맞는 얘기다. 그런데 우리 농촌의 현실은 어떠한가.

 

농촌이 늙어간다는 얘기는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더욱이 고령화지수가 높은 전북에서, 농촌의 노령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2007년 농업기본통계조사’도 이러한 사실을 어김없이 뒷받침하고 있다.

 

전북의 농업은 60대 이상의 실버세대 손에 달려있다. 농가 경영인의 63.5%가 60대 이상이다. 농사짓는 이 10명중 6명이 예순이 넘었다는 얘기다. 70대도 28.7%나 된다. 다른 직종 같았으면 이미 일손을 놓았을 연배들이 농촌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많은 연령대가 50대다. 22.6%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가장 왕성한 경제활동을 보이고 있는 40대는 12.2%에 불과하며, 40세 미만의 농주는 1.7%에 그치고 있다. 농촌에 사람이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까닭이다.

 

탈 농촌도 심각하다. 전북의 농가는 지난해 12월 현재 11만5409가구에 30만255명으로 파악됐다. 농가와 인구 모두 전년보다 줄었다. 농가나 농가인구 감소세 역시 고령화처럼 전국평균보다 빠르고 크다. 영농형태도 논벼농사가 62.6%로 전통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전북의 농촌 지표는 전통적인 한국 농촌지표의 압축이다. 현재 우리 농촌이 당면한 과제를 전북의 농촌에서 모두 읽을 수 있다.

 

새 대통령은 취임전 “농업인 성공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다. 악성 농가부채도 해결하고 유통구조도 개선하며 수출농기업을 육성하겠다고 했다. 농촌에서 돈을 벌 수 있고 문화생활도 할 수 있어 사람들이 돌아오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새 대통령이 농촌을 안다니 그 말에 희망을 걸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