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평양에서 뉴욕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회가 열렸다.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베를린 필하모닉,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과 함께 세계 3대 교향악단으로 꼽힌다.지난 1842년에 창단한 뉴욕 필은 드보르작의 교향곡‘신세계로부터’등 명곡들을 미국내에서 초연하고 주요 현대 음악가들의 곡을 제일 먼저 소개하는 등 160여년간 미국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 왔다.
뉴욕 필은 어제 오후 6시 동평양대극장에서 1시간 30분 동안 공연했고 오늘 오전에는 모란봉 극장에서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과 협연 하는 등 미국 문화단체로는 처음으로 북한에서 공연을 갖는다.노장 로린 마젤이 지휘한 이날 공연에서 바그너 오페라 ‘로엔그린’3막 서곡,드보르작‘신세계 교향곡’,거슈윈의‘파리의 미국인’,등이 연주됐다.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었다.뉴욕 필과 보스턴 심포니 등은 냉전시대인 1953년과 1959년에 소련에 가서 연주했고 중국에서도 한창 핑퐁외교를 벌였던 1973년에 연주회를 가졌다.
상임지휘자 로린 마젤은 평양 초청 연주에 대해 “음악은 만인과 만 세상의 평화를 기원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세계 어느 곳이고 차별없이 찾아 다니며 연주회를 열고 평화를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세계와 가장 고립된 평양의 초청에 응하게 됐다”고 말했다.하지만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뉴욕필의 평양공연을 환영하면서도 “이번 평양 연주가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아무튼 뉴욕 필의 평양공연이 북핵문제를 해결해 주리라고는 생각치 않는다.하지만 탁구공 하나가 미중관계를 수교로 이끌었듯 교향곡 연주가 남북관계의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