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길 흔들어대는 억새들의 속삭임들도 이젠 계절을 잊은채로 추억을 뒤로 하고, 늦추위 찬바람에도 옹기종기 무리를 지어 수영을 즐기는 철새들의 귀엽고 예쁜 모습들이 마치 재롱잔치처럼 흥겹다.
어느 주말 느즈막히 시간을 잘 맞추어 나가면 천변 한켠에 작은 음악회를 만날 수 있다. 그 음악소리에 산책하던 나그네의 쉼터가 되고 자연스레 한바탕 정겨운 어울림이 가득하다. 자연, 그들이 주는 행복과 기쁨은 친구요, 연인이요, 스승이다.
최근 우리 고장에서는 ‘아트폴리스’라는 테마를 가지고 예술의 도시, 문화가 흐르는 공간으로서의 전주시가지로 좀더 멋지고 아름답게 주변 환경을 바꾸는 작업을 해나가는 과정에 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세계속의 전북, 세계속의 전주는 이제 더이상 우리들만이 보고 즐기는 공간이 아니다. 그러기에 전주가 외국 손님들이 찾아오는 도시, 쉬어가고 묵어가는 휴양지로서의 가치성을 높이 살리고 환경친화적인 생태계가 숨쉬는 꿈의 고장으로 태어나길 기대한다.
그러러면 우리 도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질 필요가 있다. 질서가 있고,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며, 나누는 생활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특히 관공서 주변에 조경된 수목들과 식물들의 이름을 세계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학명이나 종명들로 바꾸어 달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에서 방문한 손님들도 어떤 나무고, 어떤 식물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배려가 아닐까?
이러한 작은 변화부터 실천하는 일이야말로 수준높은 예술과 문화의 도시로서의 가치를 높이 평가 받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곽명희(한국플라워디자인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