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브랜드 쌀

상품의 이름이나 기호를 나타내는 브랜드는 그 자체로만은 별 의미가 없다. 소비자들에게 알려져야 브랜드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소비자는 브랜드를 보고 상품을 구입한다는 말이 있다. 브랜드가 유명해지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략 아래 관리되고 육성돼야 한다.

 

농산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근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선호는 과거의 양(量) 보다는 맛, 안전성, 기능성 쪽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거기에 인터넷 상거래 활성화및 시장개방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농산물 브랜드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앞으로 국내 농업이 수입 농산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고, 성장산업으로 발전하려면 소비자가 신뢰하는 제대로 된 브랜드 육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국내 현실은 아직 초보 수준에 머물고 있다. 생산구조가 농업 선진국에 비해 영세한데다 생산·유통 주체의 상품 차별화 인식및 공급능력 부족 등의 이유 때문이다. 특히 대표적인 상품이 쌀이다. 지난 2006년 현재 전국의 브랜드 쌀은 무려 1873개에 이른다. ‘다른 지자체가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으로 앞다퉈 브랜드를 내놓지만 관리등 후속조치가 소홀한 경우가 많다보니 소비자들에 알려진 브랜드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최근 소비자보호원이 시중에 유통중인 브랜드 쌀에 대한 품종 모니터링 시험결과 전국 34개 제품 가운데 13개 제품이 표시된 품종 순도가 8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 제품으로 ‘지평선 쌀’과 ‘상상예찬’이 포함된 것은 충격적이다. 2개 제품 모두 농도(農道)인 전북을 상징하는 만경평야에서 생산된 김제쌀의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지평선 쌀의 경우 문광부 우수축제로 선정된 김제 ‘지평선 축제’와 이름이 같아 소비자들의 호감을 사면서 출시후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는 제품이다. ‘지평선 무농약쌀’은 지난해 농림부와 한국소비자단체 협의회 주관으로 실시된 평가 결과 전북제품으로서는 군산 ‘철새 도래지쌀’과 함께 우수 브랜드 쌀로 선정돼 품질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냉철하다. 특히 소비자보호원의 발표땐 더욱 그러하다. 전북을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 쌀이 적발됐다는 사실은 자칫 전북쌀 전체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품질관리등 브랜드 쌀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