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공직자 발상전환하면 생산성 두배"

문화부 첫 지방 업무보고..오지철 정순균 불참"문화.관광산업은 미래 성장동력"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14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업무보고는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애니메이션 박물관'의 스톱모션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이 대통령이 지방에서 부처 업무보고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새 정부가 지향하는 `현장중심'과 `격식파괴' 원칙을 실천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이날 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 노동부 등에 이어 또다시 공직사회의 잘못된 관행을 꾸짖으면서 변화와 발상전환 필요성을 강조했고, 특히 문화예술분야의 자율성 보장을 주문했다.

 

참여정부에서 임명된 산하 기관장들을 업무보고에서 배제하라는 `지침'에 따라 이날 보고에는 정순균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오지철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은 참석하지 못했다.

 

◇"문화부 역할 제대로 못했다" = 이 대통령의 공직자 기강잡기는 이날 보고에서도 예외 없이 이어졌다.

 

"새 정부가 선진일류국가를 지향한다는 것은 곧 문화국가를 지향하는 것이고, 그런 관점에서 문화부의 역할이 크다"고 운을 뗀 이 대통령은 "이제까지는 거기에 걸맞은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고 일갈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너무 중요한 업무를 (문화부) 한 부처에 다 넣어놨다"면서 "공직자들이 과연 과거의 발상으로 목표한 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과연 공무원들은 따라올 수 있을까"라고 거듭 반문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하려고 마음먹으면 발상의 전환과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기업이 아무리 생산성을 높여도 한해 10~20% 올리기는 힘들지만 공직자는 자세를 바꾸고 발상을 전환하면 생산성을 두배로 올릴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의 자세 변화라든지 일을 하기 위한 법.제도 변화나 조직개편 등을 6월 임시국에서 하고 정신무장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편협된 문화정책 안돼" = 이 대통령은 문화, 체육, 관광산업을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규정하며 문화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문화부가 (옛) 정보통신부의 소프트웨어, 문화콘텐츠 부분을 (담당)하고 있어서 명실상부한 총괄부처라고 생각한다. 두말할 것 없이 문화콘텐츠 산업은 미래 성장동력 주력산업"이라며 "경제살리기라는 축에서도 문화부가 큰 역할을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에서 우리 문화콘텐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도 안되는 2.8%로 9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부는 2012년까지 5위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라며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과 별도로 회의를 해서 과연 달성할 수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예술창작의 자율성 보장을 지시했다. "과거에는 문화창달,예술창작 분야에서 균형된 감각을 갖고 정책을 펴지 못했다"고 비판한 이 대통령은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보장하는 관점에서 지원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편협된 생각을 갖고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문화예술인들이 제한없이 아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순수문화에서 한류도 나오고 한다"고도 했다.

 

관광산업과 관련,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사치산업으로 비쳤던 게 사실이나 분명 미래성장 산업의 하나"라고 규정한 뒤 "관광수지 역조가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외국에 나가는 국민에게 가지말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고 어떻게 하면들어오게 하는가의 관점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더욱이 국가홍보업무도 여기(문화부)에 와있는데 국가홍보처의 폐단을 없애고 문화부가 균형된 감각을 갖고 `코리아 브랜드'를 세계시장에 내놔야 한다"면서 "옛날에 프랑스 제품이면 다 좋아보이고 코리아 제품이면 다 가짜라는시대가 있었는데 이명박 정부는 한국브랜드 가치를 세계시장에서 높이는 홍보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내각은 강원도 내각" =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시작하면서 "내각을 책임지는 한승수 총리가 강원도 출신인 것 다 아시죠. 국방부 (이상희) 장관, 통일부 (김하중) 장관도 강원도 출신"이라며 "이번 내각은 강원도 내각이라고 할까"라고 농을 던졌다.

 

이 대통령은 또 방명록에 "춘천이 대한민국 문화의 중심이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글을 남기는 등 첫 지방 업무보고가 이뤄진 춘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표시했다.

 

애니메이션 체험관에 들른 이 대통령은 "내가 워낙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다.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 열리는 프랑스) 안시까지 갔다 왔다"고 소개한 뒤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이 환율 변동과 인건비 상승으로 어렵다'는 박흥수 강원정보영상진흥원장의 설명에 "어떤 감독은 북한 인력을 쓴다고 하더라"면서 "콘텐츠 산업이 성장동력 가능성이 있는 산업이다. 일본은 되는데 우리는 안되는 것은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