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영원한 맏형' 최진철(37)이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마침내 떠났다.
지난 1996년 상무 제대와 동시에 전북에 입단해 12년 동안 전북에서만 뛰다가 작년 시즌을 끝으로 정든 유니폼을 벗은 최진철은 지난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FC 서울의 K-리그 2라운드 경기 하프타임에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독일월드컵에서 경기도중 상대 선수와 머리를 부딪쳐 피를 흘리고,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경기를 계속하는 등 선수생활 동안의 활약상이 전광판에 방송되는 가운데 그라운드에 선 최진철은 구단과 선수단으로부터 성공을 기원하는 황금볼과 축구화 모형이 담긴 공로패, 꽃다발을 전해받고 감격에 젖었다.
마이크를 잡은 최진철은 "오랫동안 보내주신 사랑에 감사한다. 오늘 그라운드를 떠나지만 훌륭한 지도자가 돼 다시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진철은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며 자신의 사인이 새겨진 축구공 12개를 관중석에 직접 차주며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진철은 경기 직전 구단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은퇴한 지 이미 몇 개월이 지나 담담했는데 경기장에 막상 오니 서운하고 아쉽다. 하지만 절대 울지 않겠다. 오늘 안 운다는 것에 내기까지 걸었다"며 "하지만 아내와 아이들이 찾아오면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내 신정임씨와 아들 완길(12), 딸 은녕(9) 등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은퇴식을 가진 최진철은 서포터즈석에서 팬들이 등번호 4번이 새겨진 자신의 유니폼을 들고 이름을 연호하자 양쪽 눈이 글썽였지만 끝까지 눈물을 참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