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천작업은 각 당이 공천혁명이라 불릴만큼 엄격한 기준을 들이 대, 국민들로 하여금 신선한 느낌을 갖게했다. 특히 통합민주당이 공천기준으로 '금고형 이상의 비리·부정 전력자 배제' 원칙을 철저히 고수함으로써 파란을 일으켰고, 이는 한나라당에도 영향을 미쳐 큰 폭의 물갈이로 이어졌다. 또한 민주당의 호남지역 현역의원 30% 물갈이 역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같은 공천혁명은 그동안 정치권에 실망해 있던 국민들의 정치불신을 씻어내는 카타르시스로 작용, 정치에 대한 관심과 활력을 되찾아 주었다.
반면 공천혁명은 적지않은 역기능을 낳고 있다. 우선 공천 권한을 중앙당의 공심위가 독점함으로써 지역대표성이 무시되었다는 점이다. 국회의원은 국민 전체를 대표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일정지역 주민들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이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더욱이 국회의원의 지역대표성을 가장 충실히 담보하는 제도다. 그런데 이번 공천은 지역주민들의 의사가 대부분 무시되고 있다. 서울 등에서 활동하던 사람을 중앙당의 기준에 맞춰 전략공천하는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둘째는 공천방법이 전적으로 하향식이라는 점이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각 당은 당내 경선을 다투어 도입했다.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243개 지역구 가운데 34.1%인 83곳, 한나라당은 7.3%인 16곳에서 국민경선을 실시했다. 도내의 경우 전주 완산을과 군산, 익산 갑, 김제·완주 등 4개 선거구가 해당되었다. 당시 주민동원 논란과 유령·종이당원 논란이 있었으나 후보선정시 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상향식 노력을 보였다. 이에 반해 이번에는 일부 지역에서만 경선이라는 이름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여론조사는 표본오차 무시, 지지자의 가중치 반영, 역선택, 무응답 무효처리 등 비합리적인 요소가 많아 비판을 받고 있다.
세째는 기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점이다. 선거를 불과 20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공천이 이뤄져 유권자들이 시간을 갖고 정당과 후보를 비교할 시간을 뺏어 버렸다. 앞으로 공천절차와 시기 등을 법으로 못을 박는 일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