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언어로 풀어낸 잔잔한 삶 이야기

박정애씨 첫 시집 '등나무 여린잎이 꽃보다 곱네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들 하는데, 실제 그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잖아요. 생활시를 통해 사람이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지, 진짜 사람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등단 15년 만에 첫 시집 「등나무 여린잎이 꽃보다 곱네요」(신아출판사)를 펴낸 박정애 시인(58).

 

선산을 놔두고 공동묘지에 모신 아버지, 늙으신 어머니의 병상일기까지, 어쩌다 보니 무거운 시들이 많이 실렸지만 그는 생활시를 고집하겠다고 했다. 삶이 척박할 수록 시가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진지하게 접근하기 위해 지나친 기교나 언어의 수식은 일부러 외면했다.

 

'펄럭이는 것이 다 깃발은 아니더이다.'로 시작하는 '펄럭이는 것'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시. 일순간 삶의 터전을 잃고 명동성당에서 천막생활을 하던 상계동 철거주민들의 모습을 그는 아직도 가슴 아프게 기억하고 있다.

 

사람들 이야기를 담다보니 산문시들이 많다는 시인. 담고 싶은 것들이 많았던 첫 시집에서는 선보이지 못했지만, 다음에는 산문시들을 잘 다듬어 내보이고 싶다.

 

군산 출생으로, 1993년 「월간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으며 현재 군산문인협회 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