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선거를 치르려면 엄청난 돈이 들어 간다.돈 아니면 선거를 치를 수 없을 정도로 돈이 많이 들어 간다.선거공영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후보 입장에서 보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돈이 들어 간다.돈 없으면 아예 출마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돈 선거는 우리의 아픈 선거 역사나 다름 없다.해방 이후 지금까지 실시된 수 없는 선거가 돈 선거로 얼룩졌다.
돈 선거는 고무신선거나 막걸리 선거에서 유래한다.후보자가 유권자에게 고무신을 선물로 줬다해서 고무신선거다.역사책에나 나올법한 얘기다.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도 막걸리 선거와 고무신 선거의 망령이 되 살아나고 있다는 것.예상 투표율이 50% 초반에 그치고 초경합 선거구가 늘면서 후보들이 돈으로 표를 사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게 돼 있다.
자유당 정권하에서 선거는 돈으로 시작해서 돈으로 끝났다.경찰지서장의 지휘하에 고무신 돌리기는 통과의례에 속했다.대통령 선거 때는 밀가루로도 유권자를 매수했다.1963년 대통령 선거에선 장기영이 박정희의 밀령에 따라 캐나다로부터 급히 들여온 밀가루를 뿌리는 한편 중앙정보부의 주도하에 경찰이 앞장서 선거운동을 지휘했다. 관권선거에다 금권선거가 난무했던 시절이었다.
물자가 귀했던 시절이라 고무신은 귀한 선물로 통했다.고무신은 신발점유율이 85%를 넘을 정도로 국민신발이 되었다.요즘에는 고무신을 무소유의 개념으로 산사에서 스님들이 신지만 예전에는 신발의 대명사격이었다.흰 고무신 한켤레 값을 요즘 돈으로 환산하면 한 십만원 정도는 됐다.고무신 한켤레에 양심을 판 것이다.유권자들은 무조건 고무신 받으면 여당 후보를 찍었다.나중에는 돈이나 선물 그리고 향응을 제공 받고도 찍지 않은 유권자들이 많아 졌지만 예전에는 돈 받으면 찍었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서도 어른 선거를 뺨칠 정도로 선물이 오간다는 것.햄버거 피자 떡볶이 선거란 말이 난무할 정도로 경쟁적으로 표심을 자극한다.아무튼 금품선거에 대한 큰 책임은 정치권에 있지만 유권자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유권자의 무관심이 돈선거와 사조직 동원 등 불법 혼탁 선거를 부채질 하는 한 요인이다.돈 선거는 사회를 병들게 하고 결국 나라를 망하게 하는 반 국가적 범죄다.
/백성일(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