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사양과 명세

제품의 규격을 말할 때에 '사양(仕樣)'이라는 말을 흔히 쓴다.

 

냉장고가 있다면 그것의 용량이 몇 리터라든가 무게가 몇 킬로그램이라든가 또는 냉장칸이 몇칸이라든가 하는 따위를 그렇게 가리킨다.

 

비단 냉장고 뿐 아니라 세탁기, 자동차, 컴퓨터 등의 제품을 가리지 않고 그런 말을 쓴다. 주택에 대해서도 그런 말을 사용하며, 건축물 따위의 시공 계획서나 설계 내용을 '사양(서)'이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것은 일본에서 들어온 한자낱말이다. 한자 仕樣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이들을 아무리 맞추어 보아도 그 의미가 그려지지 않는다.

 

'사양'을 대신할 우리 낱말로는 '내용, 명세, 속내'등이 있다. 어떤 제품의 규격 하나하나를 가리킬 때는 '제품 내용, 제품 명세, 제품 속내'등으로 표현하면 충분하며, 그런 것이 하나의 물건이나 서류로 되어 있다면, '제품 내용서, 제품 증명서, 제품 속내글'등으로 표현하면 될 것이다.

 

또 그것이 표의 양식으로 된 것이라면 '제품 내용표, 제품 명세표, 제품 속내표' 등으로 표현하면 되겠다. 이렇게 하면 그것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아보기도 훨씬 쉬울 것이다.

 

건축물의 시공이나 설계와 관련된 문건을 '사양서'라고 하는데 이것을 대신할 우리 낱말로는 '명세서, 내용서, 방법서, 부속서'등이 있다.

 

'명세서'는 전반적인 사항을 두루 다룬 문건을 가리킬 때에 알맞겠다.

 

시공 방법을 중심으로 한 문건이라면 '방법서'라고 하면 되겠고, 시공이나 설계의 내용을 중심으로 한 문건이라면 '내용서'라고 하면 된다.

 

그리고 본계획서나 본설계도에 딸린 세부 사항을 기록한 문서라면 '부속서'나 '명세서'라고 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