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같은 글자로 되어 있는 말이라도 소리의 길이에 따라서 다른 뜻으로 쓰임을 단적으로 나타내 주는 보기라 하겠다.
같은 '눈'이라도 짧게 소리내면 얼굴에 붙은 눈(眼)을 뜻하지만, 길게 소리내면 하늘에서 내리는 눈(雪)을 뜻하는 것처럼 말이다.
'발'도 마찬가지다. 짧은소리로 하면 다리의 아랫부분을, 긴소리로 하면 방이나 창문을 가리는 물건의 뜻으로 쓰인다.
이 밖에도 '밤, 감, 말, 돌'등도 소리의 길이에 따라서 다른 뜻의 낱말이 된다.
표준어 규정 제2부 '표준 발음법'을 보면 '모음의 장단을 구별하여 발음하되, 단어의 첫음절에서만 긴소리가 나타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예를 들면 긴소리 낱말인 '눈, 밤, 감, 말, 돌'들도 합성어의 뒤 음절에 오면 '첫눈, 알밤, 단감, 높임말, 맷돌'과 같이 긴소리가 짧아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풀이말은 짧은소리 말이라도 씨끝과 함께 줄어드는 경우에는 긴소리로 바뀐다. '보아'가 '봐:'로, '하여'가 '해:'로, '되어'가 '돼:'로 줄어들면 긴소리가 됨을 알 수 있다.
또한 긴소리라도 홀소리로 시작하는 씨끝이 붙으면 짧은소리로 바뀌는데, '감:다'가 '감아, 감으니'처럼 짧아지는 것이 그 보기다. '밟다, 신다, 알다. 걷다, 젓다' 따위도 활용에 따라서 짧은소리로 바뀐다. 다만 '끌다, 떨다, 썰다, 없다.' 따위는 어떻게 활용하더라도 긴소리로 난다.
그리고 긴소리라도 입음이나 하임의 뒷가지가 붙으면 짧은소리로 바뀐다. '꼬다'에 입음 뒷가지자 붙어 '꼬이다'로 바뀌면 소리가 짧아지는 것처럼 말이다.
비록 글자로는 분간이 안 되지만 긴소리 짧은소리를 분명하게 구별해서 말해야 의사소통이 원활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