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칼럼] 전북 당선자들의 팀워크 기대 - 권혁남

권혁남(한국언론학회장·전북대 교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8대 총선이 끝났다. 각 정당의 공천을 두고서 "박재승 저승사자 공천" "친박제거 공천" "여론조사 공천의 정당성 문제" 등의 잡음이 계속되었다. 선거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역대 최저의 투표율, 진보세력의 몰락,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위한 선거, 3김의 완전 종식, 지역주의 부활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전라북도에서도 11명의 당선자가 결정되었다. 6명은 현역의원이고, 5명이 초선으로서 약 절반이 물갈이 된 셈이다. 이번에 처음 국회의원 뱃지를 달게 된 이무영, 장세환, 김세웅, 유성엽, 이춘석 당선자들은 모두 지역구가 도시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전주는 3명의 국회의원 모두가 교체되었다. 이는 뭘 말해주는가? 도시 선거구는 선거운동은 쉽지만 현역을 유지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 반대로 시골은 지역이 넓어 선거운동은 힘이 들지만 현역을 유지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도시의 국회의원들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업적이 잘 티 나지 않는다. 그러나 시골은 도로나 다리만 놓아도 그 치적이 쉽게 두드러진다. 또한 시골은 유권자 수가 많지 않을뿐더러 인심 역시 도시와는 달라 한 번 맺으면 쉽게 변하지 않는 등 지역구 관리가 도시보다 훨씬 수월한 편이라고 한다.

 

분명 이번에 첫 당선된 분들의 면면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국회의원으로서 충분한 자격과 경륜을 갖춘 분들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들 5명의 전임자들 중 3명이 초선의원이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들은 언제든지 물갈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지역민들의 뜻을 잘 받들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일찍이 관중(管仲)은 관자(管子)에서 "정치가 흥하는 것은 민심을 따르는 데 있고, 정치가 망하는 것은 민심을 거역하는 데 있다(政之所興 在順民心, 政之所廢 在逆民心)"고 하였다.

 

그렇다면 과연 지역민들이 국회의원들에게 바라는 민심은 무엇인가? 필자가 이번 선거가 끝난 후 한 당선자와 통화하면서 "선거구 주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되, 거기에 그쳐서는 안 되고 전라북도 전체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큰 정치를 해 달라"고 주문하였다. 이쯤에서 국회의원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짚어보도록 하자. 국회의원은 국가권력의 최고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이다. 따라서 국회의원은 비록 특정 지역구에서 당선되어도 지방의회 의원과는 달리 특정 지역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국정을 운영·통제·감독해야 한다. 이것이 민주주의에서 국회의원이 지녀야 할 본연의 자세인 것이다.

 

10년 만에 정권이 교체되면서 많은 도민들은 앞으로 우리 전북이 뭘 먹고 살아야 할지 막막해 하고 있다. 이러한 도민들의 걱정을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은 도내의 국회의원들 밖에 없다. 도내 11명의 국회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이익만을 좇아선 안 된다. 우리 전북은 그야말로 일의대수(一衣帶水) 같아서 내 문제가 이웃의 문제이고, 이웃의 문제가 나의 문제인 것이다. 예를 들어 새만금문제는 특정 지역구만의 일이 아니다. 새만금이 개발되면 여러 개의 배후도시가 개발되는 등 도내 곳곳에서 삼투압 효과가 일어날 것이다. 익산 KTX역사도 마찬가지다. 많은 지역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역사를 새로 짓는다면 익산 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이 동시에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딱 축구 한 팀의 숫자인 11명의 국회의원들이 팀웍을 제대로 갖춘다면 자신의 지역구 뿐만이 아니라 전라북도 전체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세균 의원이 최전방의 스트라이커 역할을 해주고, 강봉균, 이강래, 조배숙 의원 등이 공격수로 나서야 한다. 또한 최규성, 김춘진 의원 등이 미드필더로 나서 후방의 초선의원들을 이끌면서 전방의 선배의원들을 백업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도내 18대 국회의원들의 멋진 팀웍을 기대해본다.

 

/권혁남(한국언론학회장·전북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