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소나무 가로수 길

소나무 처럼 우리 삶과 밀접한 나무도 없다. 소나무로 집을 지어 살았고, 그 속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생솔가지를 꽂은 금줄을 쳐서 나쁜 기운의 접근을 막았다. 송홧가루로 다식을 만들고, 구황식(救荒食)으로 소나무 속껍질인 송기를 먹었으며, 죽어서는 소나무 관속에 들어가 뒷산 솔밭에 묻혔다. 이처럼 태어나서 부터 죽을 때 까지 소나무와 인연이 있으니 우리 문화를 흔히 '소나무 문화'라고 부르는 말이 그리 과장은 아닌 듯하다.

 

또한 소나무는 사철 푸르른 제 모습을 유지한다 해서 꿋꿋한 절개를 상징한다. 소나무는 애국가의 2절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듯'에서 보듯 민족의 기상을 고취하는 나무로 인식돼 왔다. 자연 국민들이 가장 아끼고 경외하는 나무가 되었다. 지난 2006년 산림청이 실시한 국민 의식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6.1%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소나무를 꼽았다.

 

1억7000만년전에 지구상에 출현한 소나무류는 현재 지구 곳곳에 100여종 분포해 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소나무류는 고유의 향토종인 소나무와 곰솔, 잣나무, 섬잣나무, 그리고 눈잣나무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소나무는 천연기념물 제 103호인 충북 보은 속리산의 정이품송이다. 1464년 세조가 행차할 때 어가가 가지에 걸리자 나무 스스로 가지를 들어올려 가마를 지나가게 했고 이에 감탄한 세조가 정이품 벼슬을 내렸다는 것이 이름의 유래이다.

 

순창군이 소나무 가로수 길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올해 부터 오는 2010년 까지 15억원을 투입해 적성면∼남원 경계 까지 4㎞등 군내 총 20㎞ 구간에 걸쳐 총2500 그루의 소나무를 가로수로 심는다는 것. 소나무는 장생(長生)을 뜻하는 십장생중의 하나다. '건강과 장수(長壽) 고장'으로 꼽히는 순창군의 이미지와도 일맥 상통한다. 게다가 소나무는 척박한 바위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자랄 만큼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고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여러모로 순창에 어울리는 가로수다.

 

이미 순창에서 전남 담양으로 이어지는 국도변에 가꿔진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은 이국적인 모양의 나무들이 열병하듯 도열해 터널처럼 장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사랑받고 있다. 순창 소나무 가로수 길이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과 연결된 새로운 명소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