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보통 낮 기온이 20℃를 넘어서면 기세가 수그러드는게 정설처럼 여겨졌다. AI가 국내에서 발생했던 지난 2003년과 2006년의 경우가 그러했다. 당국의 특별방역 기간도 20℃ 오르기전으로 잡아 소독과 예찰활동및 방역을 집중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AI바이러스가 사라질 시기에 더욱 기세를 더하면서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변종 바이러스에 의한 발병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AI 확산 추세가 꺽일줄 모르고 있는데도 당국의 방역체계는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집단폐사 발생 초기 농가의 신고 지연이나 관계기관간의 통보 혼선에 이어 AI 발생 농장 반경 3㎞이내 위험지역에서 사육되던 오리가 불법 반출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정상적인 차단 방역체계가 이뤄졌으면 벌어질 수 없는 일이다.
방역당국은 AI의 확산방지를 위해 발생농가 3㎞ 이내의 가금류는 반출을 철저하게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도 판매업자가 고병원성 AI로 확인된 김제 용지면 농장으로 부터 불과 1.7㎞ 떨어진 농장의 오리 600여 마리를 불법 반출해 전주, 익산등지의 음식점에 판매한 것은 방역체계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음을 의미한다. 업자가 3차례나 위험지역을 드나드는 과정에서 한 번도 제재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은 당국의 이동통제가 말 뿐이었다는 얘기 밖에 되지 않는다.
AI바이러스는 빠른 전파력과 함께 감염되면 그 피해가 엄청나기 때문에 차단방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한 방역체계를 갖춰야 할 당국은 물론 불법출하를 한 농가와 판매업자에 대해서도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방역당국이 살처분 범위를 확대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살처분 인력이 달려 작업이 터덕거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 사이 방역 저지선이 또 뚫리면 AI는 자칫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 정부는 최악의 경우까지 대비해 대책을 재점검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