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닭을 유입한 중개상은 전북 익산에서 이동통제에도 불구하고 트럭을 몰고 전남북을 오간 것으로 드러나 AI에 무방비로 노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7일 AI 항체 양성농가인 전북 익산시의 한 농장에서 중개상 박모씨가 630마리의 닭을 전남 화순군 남면의 한 농장으로 유입했다.
특히 이들 닭 가운데 494마리가 광주.전남 지역 22개 음식점에 유통돼 그 중 101마리가 이미 소비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농장에서 유통시킨 닭은 광주시에 239마리를 비롯해 보성군 115마리, 화순군 75마리, 나주시 35마리, 순천시 30마리 등 모두 494마리다.
이미 소비된 101마리 외에 393마리는 회수해 매몰 조치했다.
전남도는 이미 소비된 닭의 경우 조리를 통해 소비됐을 것으로 보고 이를 먹은 사람의 인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만약 이들 닭이 AI에 감염됐다면 산 채로 이동되는 과정이나 무방비 상태로 도계가 이뤄지면서 AI가 광범위하게 유포됐을 가능성이다.
전남도는 음식점에서 아직 유통되지 않고 수거한 닭과 해당 농장에서 사육중인 닭 등을 살(殺) 처분하고 농장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지만 AI 확산을 막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중개상의 행동 반경이 넓은 데다 이동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방역 통제망을 벗어나 전남지역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고 볼 때 이미 AI는 광범위하게 확산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이와 함께 중개상 박씨가 과연 전남지역에서 화순의 농장 한 곳에만 닭을 유입시켰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박씨의 이동 경로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이로 인한 AI 확산에 대한 우려감을 떨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현재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혈액과 분변, 폐사한 닭과 생닭 등에 대해 하고 있는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만 이로 인한 AI 확산 여부를 최종 판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광주.전남지역 22개 음식점에 유통된 나머지 닭을 회수해 매몰처리하고 음식점 종사자에 대해 AI 예방접종을 했다"며 "역학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철저한 차단방역에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