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칼럼] AI보다 무서운 오해 - 임수진

임수진(한국농촌공사 사장)

조류독감의 확산으로 전국의 가금류사육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김제에서 처음 확인된 조류독감은 전남에 이어 경기도까지 확산일로에 있다. 정부에서는 이명박대통령까지 나서 확산방지를 당부하고 있고, 한승수 국무총리도 조류독감(AI) 극복을 위해 정부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리공사에서도 200여명의 간부직원이 참여하여 김제지역의 방역작업 지원활동에 나서고 있는 등 범정부차원에서 확산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산기세가 꺽이지 않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AI의 확산 못지 않게 가금류 먹거리에 대한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크게 우려되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생쥐깡이니 칼날 참치캔이니 먹거리에 대하여 불신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AI가 발생하자 이젠 뭘 먹어야 될지 모르겠다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닭과 오리 사육농가 그리고 관련 식품업계는 2003년과 2006년의 악몽을 떠올리며 또한번 조류독감 파동을 겪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AI발생이후 농장이 정상화되는데만 8개월이 걸렸다는 어느 양계농가의 말처럼 가금류사육농가에게 소비위축이야말로 AI 발생에 더하여 그야말로 설상가상의 고통이 아닐수 없다.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여 무턱대고 가금류 소비를 피하기 보다 AI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현명하게 소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4. 8 의사협회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 유행 대국민 권고문"을 발표하였다. 우리나라는 사람 감염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동남아 국가와 달리 신속하고 효과적인 방역대책의 실시로 아직까지 사람감염 발생사례가 없고, 시판되고 있는 가금육은 도살, 가공 및 포장 공정에서 위생적 소독처리되므로 안전하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75℃이상에서 5분간 열처리하면 사멸하기 때문에 익혀 먹으면 안심해도 된다. 세계보건기구의 발표에 의하면 조리해 먹은 닭고기나 오리고기, 달걀 등 가금류를 통해 조류인플루엔자에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단 한건도 없다고 한다.

 

천만 다행인 것은 최근 몇 년간 AI를 경험하며 소비자들에게 어느정도 학습효과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현명한 소비자들이 늘면서 '03년과 '06년 AI파동을 겪으며 닭고기 판매량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던 것에 비해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다르다는 희망적 소식도 들려온다.

 

양계·계육·오리협회 등 가금업계도 소비가 위축되지 않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AI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여 일반 소비자가 정부로부터 인증받은 도축장에서 생산된 닭고기와 오리고기를 먹고 AI에 걸릴 경우 최대 20억원까지 배상해 주게 된다.

 

5월 2일은 읽는대로 하면 오이?오리데이라 한다. 오리데이를 계기로 우리공사에서는 닭과 오리고기 시식행사를 개최하는 등 소비촉진에 나설 계획이다. 피해확산을 막기위한 정부당국의 노력 못지않게 소비자와 국민들은 AI에 대한 바른 이해와 현명한 소비로 가금류사육농가를 두 번 울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끝>

 

/임수진(한국농촌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