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치솟는 국제유가와 주유소 기름값을 보며 한숨 짓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기름값이 떨어질 때까지 차를 안 쓸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차가 없으면 불편한 건 둘째 치고 당장 먹고 사는 일에 심각한 차질을 빚는 사람들이 하나 둘이 아니니 현실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 있다. 차를 아예 안 쓰는 것만은 못 하지만, 분명 기름값 부담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방법을 알고 보면 누구나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이다.
특히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경우 '빨리빨리' 문화에 사로잡힌 나머지 기름을 마구잡이로 낭비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더 한층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나쁜 운전습관 하나만 바로 잡아도 기름값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조금 빨리 가겠다고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하는 나쁜 운전습관이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인데, 이 경우 평균 11.8%, 최대 50%까지 연비가 안 좋아진다. 바꿔 말해 급가속과 급감속을 반복하는 안 좋은 운전습관만 개선해도 최대 50%나 되는 기름값을 아낄 수 있다는 얘기다. 리터당 1,700원 정도를 기록 중인 현재 휘발유값을 기준으로 850원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 같은 곳에서 제한속도보다 평균 10~20km 정도 과속하는 운전자가 많은데, 이 또한 기름값 부담을 가중시키는 안 좋은 운전습관 가운데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는 60~80km 대에서 가장 연료 효율이 좋기 때문에, 이 같은 운전습관은 최대 25% 이상 기름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조금 여유있게 출발함으로써 과속하는 습관만 바꿔도 휘발유 1리터당 425원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불필요한 짐들을 차에 싣고 다니는 것도 기름값 부담을 키우는 안 좋은 운전습관 가운데 하나이다. 통상 10kg의 불필요한 짐을 차에 싣고 다닐 경우 3% 정도 연비가 저하되는데, 뒷좌석과 트렁크 등을 주의 깊게 살펴 차의 무게를 줄여주면 그만큼 기름값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
이 같은 안 좋은 운전습관 개선에 더해 차 관련 상식들을 잘 알아두는 것도 기름값을 아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예컨대 타이어 공기압은 적정 상태로 유지하는 게 좋으며, 그렇지 못할 경우 평균 3.3%, 최대 6%까지 연비가 나빠질 수 있다.
휠 얼라이먼트가 0.5인치 이상 맞지 않을 경우도 평균 1%, 최대 10%까지 연비가 나빠질 수 있으며, 광폭타이어나 스키 캐리어 등 바닥 면과 공기 중 마찰을 증가시키는 장치들 또한 최대 4~5% 가량 연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이밖에도 주의해 살펴보면 연비를 저하시켜 기름값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들은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다. 따라서 자신의 운전습관과 차 상태를 꼼꼼히 되짚어보고, 잘못된 것들을 하나하나 바로잡아 나간다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기름값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도 있다.
과거 오일쇼크 당시 800원 하던 기름값이 1300원으로 오르자 카풀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었다. 그런데 이젠 고유가에 만성이 되었는지 1700원 대를 넘어서는 살인적인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그때처럼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기 쓰는 사람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임에도 기름 귀한 줄 모르고 사는 사람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어 안타까운 마음인데, 국가 경제를 생각한다면 그래서는 결코 안 된다.
연일 치솟는 최근의 국제유가와 주유소 기름값과 비례해 나날이 가벼워져 가는 호주머니 사정을 지켜보노라면 한숨부터 나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우리 모두 기름값을 아끼는 경제운전을 몸에 익히는 계기로 삼는다면 이 또한 중장기적인 관점에선 결코 나쁜 일만은 아닐 것이라는 판단이다.
/장동희(현대차 전주공장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