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한참과 한창

'한참'과 '한창'도 서로 헷갈리기 쉬운 낱말이다. 발음과 표기가 많이 닮아 있는데, 의미까지 비슷한 데가 있기 때문이다.

 

'한참'은 명사로서 '시간이 상당히 지난 동안'을 뜻한다. 이에 비하여 '한창'은 같은 명사이지만 '가장 성하고 활기가 있을 때'를 뜻하는 동시에, 부사로서는 '가장 활기 있게'를 뜻하거나 '가장 성한 모양'을 가리킨다.

 

요컨대 '한참'의 의미는 '동안'과 관련되며, '한창'의 의미는 '시점' 또는 '모양'과 관련된다.

 

이제 구체적인 용례를 살펴보기로 하자.

 

"그는 '한참(을)' 자고 일어나서 또 술을 찾는 것이었다."

 

"밥을 먹다가 나간 영미가 '한참'만에 울면서 들어왔어요."

 

위에서 '한참'은 각각 다른 성분과 어울려 '잠잔 동안이 상당함'과 '나간 동안이 상당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금은 모심기가 '한창'이다"에서의 '한창'은 명사로서 '가장 활발한 시기'를 뜻하고,

 

"아이들이 '한창' 재미있게 놀기 시작했어요."와 "민희는 지난달까지 '한창'그림을 그렸다."에서의 '한창'은 부사로서 각각 그 뒤의 '재미있게'와 '그렸다'를 한정한다.

 

'재미있게'에 대해서는 '가장, 아주'의 의미를 더해 주며 '그렸다'에 대해서는 '가장 활기 있게, 가장 열심히'의 의미를 더해 준다.

 

위에서 보듯이 '한참'과 '한창'은 서로 맞바꾸어 쓸 수 있는 낱말이 아니다.

 

그리고 '한참'은 '두 역참(驛站) 사이의 거리'를 뜻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