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영화제가 딱딱하고 권위적인 느낌을 준다면, 전주영화제는 관객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작은 영화들을 존중해 온 '전주국제영화제'. 그 안에서도 더 작은 영화들이 있다.
24세 이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세대재단이 진행하는 청소년 미디어 창작지원 프로젝트 '청소년 특별전-Youth Voice'. 4일 상영된 9편의 작품 중에서도 NATHING팀의 '여기서 세워주세요'는 청소년들의 시선으로 다문화가정의 이야기를 그려 특히 관심을 끌었다.
"학교가 산골에 있어서 버스를 놓치면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야 되요. 버스 정류장에 붙어있는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란 현수막을 보면서 말도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저희들을 태워준 사람이 바로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었죠."
'여기서 세워주세요'는 연출을 맡은 노영규 감독(21)의 실제 경험이 바탕이 됐다. 영화는 다문화가정에 대해 보수적인 생각을 지닌 두 청소년이 우연히 얻어탄 차의 가족들이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었으며, 그로 인해 생각을 바꾸게 된다는 내용이다.
NATHING은 연출부터 출연까지 모두 경남 산청에 있는 대안학교 간디학교 졸업생과 재학생, 교사로 구성돼 있어 또한번 화제가 됐던 팀. 조연출 허진선(20), 스탭 최민경(18), 배우 구정원(20) 유태관(18) 백길현씨(교사)가 참여했다.
전주 출신인 태관씨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주가 첫 방문. "전라도의 아픈 역사가 배경이 되어서인지 전주 역시 무엇이든 폭넓게 수용할 수 있는 것 같다"며 "그 안에서 전주영화제가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