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일정팀 김우람 입니다."
항상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그는 '2008 전주국제영화제' JIFF지기 김우람(24·서울)씨. 외국 게스트들의 스케줄을 관리하는 해외일정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저녁 8시30분에 행사가 있어서 호텔에 외국 분들을 모시러 가야해요. 4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을 저희 팀 6명이 다 관리하다 보니 잠잘 시간도 없네요."
그는 영어와 불어를 함께 구사할 수 있어 외국인들에게 인기만점. 붙임성 좋은 성격도 한몫했다.
"영어는 중학교 때부터 배웠고 불어는 외고에 진학해서 전공을 했어요. 외국엔 고등학교 때 미국에 한달 가본 것 말고는 없어요."
불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 없어 프랑스 배우 '드니 라방'은 거의 그의 전담. 김씨는 "드니 라방이 걷는 걸 너무 좋아해서 행사장까지 만날 걸어 다닌다"며 "워낙 자유로우신(?) 분이라 어디로 사라질지 몰라 간담이 서늘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귀띔했다.
영화제 자원봉사는 이번이 세번째로 이미 학교 영어캠프나 대한체육회 등 많은 행사에서 통역이나 번역을 맡아왔다.
"학교 밖의 일을 해보고 싶어 시작했는데 성격과도 잘 맞고 즐거워요. 외국어도 국제 행사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많이 늘었구요. 가장 좋은 공부법인 것 같아요."
그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05학번인 학생. 하지만 지금은 군인 신분이다.
처음 입대해 전주 훈련소에서 한달을 지내다 보니 "전주가 '제2의 고향'같다"며 "포근한 느낌이 들어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군에 있다보니 신청기간을 놓쳐서 3월 '부활모집'에 신청했어요. 교육 때문에 3번 정도 휴가 쓰고 전주에 왔구요."
이번 영화제 기간도 9박 10일의 정기 휴가를 사용한 것. 그는 "9일 복귀해야 해서 폐막식을 못본다"며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 해야겠다"고 웃어보였다.
올 8월에 제대하는 김씨는 앞으로도 계속 자원봉사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외국 분들을 보면 다른 사람들 눈을 의식하기보다는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아요. 저도 자원봉사 일이 저를 위한 거에요. 짧은 인생 재밌고 즐겁게 살아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