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이라고 깔보지마!'
선수 19명중 15명이 1학년생인 군산제일중이 지난 7일 열린 금석배 대회 예선 첫 경기에서 3학년으로 구성된 서울 남강중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것이 화제다. 군산제일중은 이날 전후반을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아쉽게 패했지만 학부모들은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며 웃음꽃을 피웠고, 감독과 어린 선수들도 사기가 충천했다.
김이주 군산제일중 감독(43)은 "상대 선수들보다 머리 하나가 없을 정도로 신장에서 열세를 보이는 등 어려운 여건속에서 경기를 치렀지만 선수들이 밀리지 않고 잘 싸웠다"며 대견해 했다.
군산제일중은 이날 경기에서 윤주석(1년)이 전반에 선취골을 넣으며 주도권을 잡았지만 이후 내리 2골을 허용하며 역전당했다. 그러나 후반 25분 윤주석이 동점골을 뽑는 등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1970년대 축구부를 창단한 군산제일중은 30년 넘는 역사를 갖고 있지만 최근 7∼8년 새 관내 초등학교(문화초·구암초) 선수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군산제일중 축구부의 쇠락은 같은 재단인 군산제일고에도 영향을 미쳤다. 선수 수급의 어려움이 연쇄작용을 일으킨 것.
이후 지역내에서는 '군산 축구 명성 재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군산제일중은 올해 관내 초등학교 선수 16명을 스카우트해 사실상의 재창단을 이뤄냈다. 올해 금석배 출전선수 19명 가운데는 1학년이 15명, 2학년이 3명이며 3학년은 단 1명(양정훈) 뿐이다. 그나마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는 양정훈은 첫 날 경기에서 10분 밖에 뛰지 못했다.
김이주 감독은 "사실 올해는 어린 선수들의 경험을 쌓는 기회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처음 출전한 전국대회 첫 경기에서 희망을 보여줬다"며 "1학년 선수들이 초등학교때 부터 호흡을 맞춰와 조직력이 좋은 만큼 내년에는 일을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밝혔다.
군산제일중은 9일 오전 11시30분 수송공원 구장에서 경기 평택 신한중과 예선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