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고려의 조선술(造船術)

지난 7일에는 세계 최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의 군산 조선소 착공식이 있었다. 여기에 투자되는 총액수는 1조 2천억원에 달하며 고용창출 인력으로는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약1만 2천명 정도라고 한다. 새로운 군산시대를 여는 예고편이다.

 

현대 중공업이 세계 최고의 조선업체로 발돋음 하기까지는 작고한 정주영 회장의 신화적 아이디어가 작열되었던 것이다. 예를 든다면 1971년에 울산에 조선소를 신축코자 했을때 자금이 부족하자 영국의 버크레이즈 은행의 은행장을 찾어가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한국지폐를 보여주며 우리 한국은 영국보다 300백년 빨리 1500년대에 이같은 철갑선을 만들었다고 하여 설득 했다는 일화가 있다.

 

또 1984년에 서산 간척지 공사를 할때는 파도 때문에 방파제 공사가 난항을 거듭하자 폐기된 유조선들을 바다에 띄워 중간에서 파도를 차단함으로써 방파제 공사를 무난히 마칠수 있도록 했다고한다.한마디로 기발한 아이디어의 연출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조선업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D N A속에는 이미 고려의 조선술(造船術)이 잠재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일본의 하이타마 현 박물관에는 "몽고 습래사"라는 그림이 있다. 일본에게 패배를 안겨준 몽고 연합군과의 전쟁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이때 사용된 군함을 전북 부안 구진 마을에서도 건조했다고 한다.

 

고려때 건조된 대선(大船, 큰배)은 그 길이만도 약 40미터에 무게만도 약 300톤이나되는 거함(巨艦)이었다. 여기에 대포까지 장착했다. 일본의 "소우기"기록에도 고려의 배중에는 철로 뿔을 만든배가 있었다고 적혀있다. 거북선의 원형이었던 것이다. 왕건의 선조는 해상 호족이었으며 고려는 해양제국 백제의 조선술을 이어받았다.

 

이규보의 시(詩)에도 "고려배가 베트남등은 물론이고 대식국(아리비아),마팔국(인도) 섬라곡국(태국)까지 오고갔다"고 적혀있다.이처럼 한국 조선업의 발달은 우연의 산물이 아닌 고려 조선술의 현대적 표현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