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선수가 5명에 불과해 '독수리 5자매'로 불리는 전주 기전중 여자 농구팀의 '눈물로 써나가는 2008 우승 일기'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제33회 협회장기 전국남녀 중고농구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전주 기전중은 14일 낮 12시 경남 김해시 동부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부산 동주여중과의 여중부 준결승전에서 25-55(12-14 5-16 2-13 6-12)로 크게 패하며 아쉬운 3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군산에서 열린 연맹회장기대회와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춘계 중고연맹전에 이은 올해 세 번째 3위의 성적.
아직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독수리 5자매' 전주 기전중이 거둔 올해 성적은 불가사의라 할 만하다. 5명이 하는 농구에서 전체 선수 5명으로 경기를 계속 치러나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32회 협회장기 대회에서 우승했던 전주 기전중은 12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올해 대회에서 서울 선일여중(43-36), 광주 수피아여중(47-31), 충남 온양여중(40-33)을 차례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차예진(3년·포워드) 우수진(2년·센터) 김아름(2년·가드) 유승희(2년·가드) 진주(2년·포워드) 등 5명으로 구성된 전주 기전중은 이날 준결승에서 대회 2연패를 다짐하며 혼신을 다했지만 3쿼터 중반 차예진이 부상당하면서 교체할 선수가 없어 4명이 경기를 뛰었고, 숫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선일여중과의 예선 1차전에서도 우수진이 5반칙으로 퇴장당해 4명이 경기를 계속했지만 당시는 경기종료 2분전에 닥친 상황이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김우식 감독은 "기량이 뒤져 패했다면 덜 서운할텐데 교체할 선수가 없어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경기에서 패해 분하다"며 설움과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주 기전중 농구팀에는 지난해 12명의 선수가 있었지만 3학년 5명이 고교에 진학했고, 2명은 운동을 중단해 5명만 남았다. 설상가상으로 선수 공급원인 전주 풍남초 농구팀에 지난해 6학년이 1명도 없어 올해 신입생을 받지 못했다.
김 감독은 "선수 확충을 위해 평소 체육시간에 운동 신경이 좋은 학생을 접촉해보려 해도 학생들이 나만보면 도망간다"고 말했다. 운동을 좋아하는 남자들과 달리 여학생들의 경우 본인은 물론 부모들의 반대가 심해 선수로 키우기 어렵다는 것.
김 감독은 "풍남초 농구팀에 올해 6학년 5명이 있어 내년에는 '독수리 5자매' 신세를 면할 것 같다"며 "내년에는 반드시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