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고 축구부가 국가대표의 산실로 부상하고 있다.
20일 발표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요르단전 출전 국가대표팀 엔트리 25명에 졸업생 조동건(22·FW·성남 일화·2005년 졸)이 당당히 이름을 올렸으며, 재학생인 박희성(18·FW·3학년)이 19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에, 김진영(16·GK·1학년)도 17세 이하 대표팀에 선발됐다.
현역 축구 대표팀에 이리고 출신 선수 3명이 동시에 뽑히는 겹경사를 맞았다.
생애 첫 국가대표팀 발탁의 영광을 안은 조동건은 이미 이리고 재학시절 부터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익산이 고향으로 이리동초 4학년때 축구를 시작한 뒤 이리동중을 거쳐 이리고에 입학한 조동건은 2·3학년때인 지난 2003년(10골)과 2004년(7골) 금석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2년 연속 득점상을 받으며 이리고의 대회 2연패를 이끌었다.
2006년 추계대학연맹전과 전국대학축구대회에서 득점왕에 오르며 대학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인정받은 조동건은 건국대 3학년을 마치고 올해 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성남에 1순위로 지명돼 프로에 뛰어들었다.
올 시즌 9경기에 출전해 4골 4도움을 올리며 K-리그 신인왕 후보에 올라있는 조동건은 스트라이커로서 갖춰야 할 위치 선정 및 공간 침투 능력이 빼어나고 골에 대한 집중력과 욕심 등이 대단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고교시절 조동건을 지도한 유승관 이리고 감독은 "대학을 거쳐 프로에 입단하며 파워가 좋아졌고 경험이 쌓이며 파괴력도 갖춰졌다"고 평했다. 성남 입단전 잠시 고향에 내려와 머물던 조동건은 모교 후배들과 연습을 함께 하는 등 성실함도 갖췄다.
유 감독은 조동건 못지 않게 청소년대표로 선발된 박희성을 차세대 한국 축구를 이끌 재목으로 꼽았다. "황선홍의 대를 이을 대형 중앙공격수"라고 주저없이 말했다. 좋은 신체조건을 갖고 있는 박희성이 발전 가능성 면에서는 조동건을 능가한다는 것.
전남 여수미평초와 구봉중을 거쳐 중3때 이리동중에 전학와 이리고에 진학한 박희성은 187㎝(79㎏)의 큰 키에서 나오는 제공력과 함께 발 재간까지 갖췄다는 평이다. 유 감독은 "희성이는 골을 많이 넣지만 도움 능력도 좋다"며 "어시스트는 경기의 흐름을 읽는 머리가 있어야 하는데 선천적인 '축구 머리'를 갖고 있다"고 칭찬했다.
전남 광양출신으로 광양중 3학년때 이리동중에 전학와 이리고에 진학한 골키퍼 김진영도 눈여겨 볼 재목이다. 195㎝(80㎏)의 큰 키에도 탄력과 위치 선정이 좋은 김진영은 이미 중3때 15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에 선발돼 국제대회 준우승을 이끌었다. 김진영은 지난 19일 청소년대표팀 합숙훈련에 합류했다.
자신도 국가대표 출신인 유승관 감독은 "선수로 뛸 당시 느꼈던 보람보다 직접 지도했던 제자들이 대표팀에 선발되는 것을 보면서 더 큰 보람을 느낀다"며 "실력으로 당당히 태극마크를 단 제자들이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