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도시민을 농촌으로 이끌어 지갑을 열게 한 청보리밭축제의 성적표에 '100점'을 적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청보리밭축제를 브랜드화하려는 의지나 시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축제를 '지역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면서 상표 등록 등을 통한 브랜드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가까운 익산의 경우 지난 2월 매년 가을에 여는 꽃 축제인 '천만송이 국화축제'를 브랜드화 하기 위해 상표로 등록했다. 함평군도 함평나비축제를 지역 브랜드로 활용, 적지않은 마케팅 경영수입을 올리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축제와 관련해 자치단체가 등록한 상표 및 서비스표, 업무표장은 49건에 달한다.
지자체가 축제의 브랜드화에 적극적인 것은 축제를 통해 주민들이 '잘 먹고 잘 살기'위한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축제라는 브랜드 파워를 통해 지역이미지 향상과 경제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셈이다.
하지만 고창의 경우 청보리를 축제화, 타 자치단체보다 먼저 선점하고 연간 55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을 끌어들이는데는 성공했지만 이를 브랜드화 하지는 못했다. 실제 청보리밭축제를 여는 공음면 선동마을 주민들이 농특산품을 팔기 위해 등록한 상표 '청보리움'만 있을 뿐이다.
다섯살바기 청보리밭축제가 지금까지 국민의 관심을 이끌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브랜드화와 산업화를 고민할 때가 됐다. 보릿고개 시절 고픈 배를 채워줬던 청보리가 산업화의 날개를 달고 고창을 먹여살리는 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