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심(許心)을 차지하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3차 예선 3차전 요르단전(31일 오후 8시·서울월드컵경기장)을 앞둔 태극전사들이 허정무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치열한 '생존경쟁'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허정무 감독은 28일 치러진 고양 국민은행과 연습경기를 끝낸 뒤 "시간이 많지 않다. 출전선수 명단을 짤 시간이 오늘 밖에 없다"며 요르단전에 나설 베스트 11의 윤곽을 어느 정도 확정했다는 뜻을 내비쳤다.
▲베스트 11의 뼈대는 잡혔다
허 감독은 국민은행전 1쿼터에 4-3-3 전술을 기본으로 박주영(서울)을 꼭짓점으로 좌우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서울)을 내세우고 안정환(부산)을 처진 스트라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시켰다.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해외파는 물론 국내파 선수들도 소속팀에서 주전급으로 활약을 펼쳐왔던 터라 특별한 전술훈련이 없었지만 안정된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박주영의 골로 1-0 상황에서 1쿼터를 마쳤다.
김동진(제니트)-이정수(수원)-강민수(전남)-오범석(사마라)이 오랜 만에 호흡을 맞춘 포백(4-back)은 큰 과실이 없었고, 더블 볼란테로 나선 김남일(빗셀 고베)과 조원희(수원)도 과감한 태클로 역습을 저지해 내면서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하지만 2, 3쿼터에 백업 멤버들이 투입되면서 경기 내용은 나빠졌고, 일부 선수들의 경우 "실망스러웠다"는 허 감독의 질책까지 받았다.
이 때문에 허 감독은 내심 1쿼터에 나섰던 선수들을 위주로 요르단전을 치를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해외파 '위기의 시절'
허 감독은 소집훈련 첫날 기자회견을 통해 "박지성이라도 컨디션이 나쁘면 뺄 수 있다"며 선수들의 경쟁의식을 독려했지만 "해외에 나갈 수 있는 능력의 선수라면 검증된 선수"라며 해외파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국민은행전에서 대표팀 붙박이 베스트 멤버로 활약해온 이영표와 설기현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허 감독의 신뢰감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2, 3쿼터를 치르면서 해외파 답지 않은 실력을 보여줬던 이영표(토트넘)와 설기현(풀럼)은 각각 김동진과 이청용에게 선발 자리를 내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박지성과 오범석, 김남일은 허 감독의 'OK' 사인을 받았다.
특히 내달 22일까지 '지옥의 4연전'을 치르는 대표팀은 첫 단추를 꿰는 요르단과 홈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해야하는 만큼 컨디션이 나쁜 해외파를 과감히 빼고 경기 감각이 좋은 국내파 선수를 대거 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