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이 힘들어요. 가정불화로 인한 상담이나 긴급상담이 많다보니 밤이나 새벽에 통역을 원하는 연락이 많이 오지요. 3자통역이 대부분이고 마음을 읽어야 하니까 그것이 어려워요. 밤중에 또는 새벽에 나가도 '좋은 일 한다'며 이해해주는 남편이 고맙죠."
대부분 사소한 문젠데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서, 특히 남편이 술 마시는 것 때문에 빚어지는 다툼이 많다고 말한다. 이는 베트남여성이 고집이 좀 있는 편이긴 하지만 베트남문화와 한국문화가 다른 데서 오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남성들도 외국인 아내 나라의 문화를 알려고 노력해야 해요. 한국남성들이 마음이 따뜻한데도 겉으로 표현을 하지 않는 것 같애요. 일 마치고 집에 와서 아내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것이 중요해요. 대화가 안된다고 하지 말고 자꾸 말을 걸고 한국말을 1∼2시간 가르치려고 노력해야지요."
투엔씨는 베트남 이주여성에게도 할 말이 많다. 사랑으로 결혼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어차피 자신이 선택한 일이므로 한국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려고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20대 초반의 어린 신부들이 베트남에서 생각한 것과 너무 다르다고만 하지 말고 한국생활에 적응하려 노력하고, 그러다보면 직장을 다닐 수 있어서 친정을 더 도울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것이 투엔씨의 생각. 그렇지만 애정 없는 국제결혼 자체는 안했으면 좋겠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작년에 개명했어요. 본인의 자격이 한국사람인데 외국인 이름으로 있으면 은행카드 할부도 안되고 불편한 점이 많아요."
2006년 8월 전주시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간사로 취직한 그는 오전 9시 전에 사무실에 출근해서 통역하고 전화받고 상담하는 일 외에 잡다한 일을 한다. 또 출입국관리사무소와 1366여성의 전화,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등에 달려가 이주여성들의 입이 되기도 한다. 베트남 산모와 아이를 돌보고, 임신부 등 아프면 병원 데리고 가고... 사무실 사람들이 잘 도와줘서 지금은 일이 손에 익었다는 그는, 월 80만원의 보수보다 법 분야를 공부하게 되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너무 좋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