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후 바닷물의 침식에 의해 형성된 해안 절벽은 마치 수만 권의 책을 쌓아 올린 듯한 와층(瓦層)의 형태로 만들어져 수 천 만년의 세월의 깊이와 자연의 신비를 느끼게 해준다.
한반도 남서부에는 한반도를 북동에서 남서로 가로지르는 옥천대가 나타나며 이 옥천대의 경계를 따라 백악기에 대규모의 주향 이동 단층 작용이 일어났으며 이들 단층 작용에 의해 옥천대의 경계부를 따라 길고 좁은 형태의 육성 퇴적 분지가 여러 곳에서 형성됐다.
격포 채석강 지역은 이러한 육성 퇴적분지 중의 하나로서 옥천대(우리나라 지질 구조대)의 남서부 말단부에 위치한 분지였다. 격포 분지를 채운 퇴적물은 주로 육성 화산 쇄설성 퇴적물(화산이 폭팔시 형성된 화산재, 화산력, 화산탄 등이 퇴적되어 형성됨)이며 화산암 및 쇄설성 퇴적물이 수반하고 있다.
이 지역에 많이 나타나는 화산 쇄설암과 화산암의 퇴적 형태는 격포 채석강을 이루는 퇴적암은 화산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는 지역에 발달한 얕은 호수에 퇴적된 삼각주 퇴적층임을 알려준다.
채석강의 해수면 부근에 나타나는 이암과 실트암은 검은색을 띄며 암석의 입자가 매우 작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볼 때 깊은 호수에서 퇴적된 것이다.
반면, 절벽 중간 및 상부에 다소 두껍게 나타나는 입자가 큰 역암을 포함하는 사암은 얕은 호수에서 퇴적된 것이다. 이는 격포 분지가 활발한 화산활동에 의해 공급된 많은 퇴적물에 의해 점차 낮은 호수로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즉 격포의 채석강을 이루는 퇴적암이 형성되던 시기에는 부안 지역이 일본과 같이 화산 및 지진 작용이 왕성하게 일어난 지역이었으며 많은 공룡들이 살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창환(전북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