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으로 철근 등 자재가 들어오지 못해 공사에 차질이 있는데, 오늘부터는 덤프트럭과 건설기계가 현장에 투입되지 못해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마도 다가오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16일 전주-광양간 고속도로 2공구(완주군 상관면 신리~덕진구 우아동까지 7.32km) 건설현장. 흙먼지를 날리며 공사가 한창이어야 할 현장이 조용하다. 화물연대에 이어 건설기계노동자들이 이날 0시를 기해 총 파업에 들어갔기 때문.
20여대의 건설 장비가 멈춰서면서 터널 내부 공사를 비롯해 덤프트럭으로 자갈 등을 운반해 새로 건설할 도로에 쌓는 성토작업이 전면 중단됐으며, 당초 성토 작업에 투입됐던 인부들 중 일부만 철근을 손으로 엮거나 나무를 옮기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때문에 그야말로 활기를 띄어야 할 공사현장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특히 당초 2011년 준공 목표로 발주됐던 공사가 2010년으로 준공기간이 앞당겨진 상황에서 화물연대에 이은 건설기계노조의 파업으로 공사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2공구 김종철 공사과장은 "공사 기일은 앞당겨져 있고, 화물연대 파업으로 자재 수급에 어려움이 있는데, 건설기계노조의 파업으로 현장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현재로서 어떤 대안이나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망연자실했다.
같은 날 전주-순창간 도로 확장공사 3공구(임실 운암면 운중리~강진면 학성리 4.92km구간). 이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 토목공사와 구조물 교량공사를 위해 굴삭기 6대와 덤프 10여대가 공사에 투입돼야 하지만 파업으로 모두 멈춰 섰다.
특히 경유가격 인상으로 운송단가 현실화를 요구하며 덤프트럭의 현장 투입이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 동안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는 물론 관리직 직원들이 모두 손을 놓고 있어 1억여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또 오는 2012년 준공 예정으로 공사기간이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올해 예산을 내년으로 이월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이와 함께 전주시 효자동 롯데마트 건설현장의 경우 토목공사는 마무리돼 골조공사를 진행해야 하지만 화물연대 파업으로 철근 등의 건설자재를 공급받지 못해 현장 가동률이 80% 이상 감소했다.
롯데건설 김진호 현장소장은 "1일 1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됐지만 철근 등 자재가 공급되지 못하면서 50명 정도로 줄었는데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투입인원을 더 줄여야 할 상황"이라며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면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데 대책이 없어 속이 탄다"고 말했다.
이밖에 도내 100여개(공공·민간 포함)의 토목공사 현장에서 건설기계노조 파업으로 인한 작업 중단사태가 속출하면서 공사 관계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