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문화가족, 우리가 보듬어야

우리는 지난해 국내 체류 외국인 100만 명, 다문화 가족 10만명 시대를 돌파했다. 혈통을 중시하는 단일 민족국가로선 충격이지만 이제 이들이 우리 사회 깊숙히 자리잡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나아가 글로벌 시대에 함께 살아야 할 이웃으로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특히 국제결혼을 통해 가정을 이뤄 한국에 사는 외국인의 증가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2002년 3만4710 명에서 2007년 10만4749 명으로 5년새 3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혼인신고한 남성 농어촌 종사자의 경우 41%가 외국인 여성을 신부로 맞았다. 외국인 여성은 중국,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권 출신이 80% 이상이다. 2020년에는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이 이룬 가정이 전체 한국가족의 20%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처럼 다문화 가족이 늘면서 파생되는 문제도 한 두가지가 아니다. 결혼 이주여성의 적응문제며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가정폭력, 인권침해, 인종차별, 그리고 자녀교육의 어려움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대개 경제 형편이 좋지 않아 빈곤에 시달리는 등 사각지대에 놓인 경우가 많다.

 

17일 우석대에서 열린 '2008 다문화 포럼'에서도 이러한 사실이 적나라하게 발표되었다. 장수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에 따르면 다문화 가족중 최저생계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빈곤가구가 52.9%에 이르고 있으나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된 가족은 13.7%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보육시설 이용률이 일반가정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27.3%에 그쳤다. 국적을 취득하기까지 2년 이상 동안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비율도 23.6%나 되었다. 아이들 역시 빈곤과 부모의 생계형 경제활동으로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혼인에 의한 간이귀화 신청요건인 국내 거주기간 2년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이러한 제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선 종합적이고 좀더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는 한국어 교육, 요리강습 등 이주여성의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한국남성과 시부모에 대한 교육도 병행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이주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자녀들이 우리 사회에서 따돌림 당하지 않고 어엿한 국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보살피는 일도 중요한 과제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