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월 자궁암 4기,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내 정화씨(37). 울기만 하던 아내를 다시 일어서게 한 것은 동현씨(37)였다.
단, 10% 희망만을 가지고 암과 싸우기로 한 부부...
그 뒤로 1년 7개월. 모든 것이 많이 변했다. 예전이었다면 아내가 있을 아침 주방, 그 곳에 동현씨가 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내의 얼굴에는 미안함이 가득한데...
미안한 마음은 동현씨도 마찬가지. 아내를 위한다는 믿음 하나로, 아내가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기 위해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선택한 일용직 에어컨 설비 기사.
하루 24시간을 쉬지 않고 일과 간병, 그리고 두 아이들을 챙기지만 아내가 아픈 뒤로 한 번도 내지 못한 월세 23만원은 쌓이고 쌓여 400만원이 되었고, 가스는 끝내 끊겼다.
아내에게 큰 소리로 몸만 생각하라고 말하지만, 훤히 보이는 집안 사정을 아내가 모를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