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식량위기 적극 대처해야 - 황정수

황정수(전라북도의원)

 

식량은 인간 생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식량의 생산과 유통 그리고 소비는 개별국가의 차원을 넘어 세계화됨으로써 전 세계적인 식량체계의 형성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현재 세계 각국에서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와 육류소비 증가로 사료곡물 확대, 기상이변까지 겹쳐 세계가 곡물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밀, 옥수수, 쌀 등 곡물가격이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으면서 나라마다 식량 확보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곡물가가 원유가와 맞물려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세계 경제마다 휘청거리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수급은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소비는 계속 증가하여 식량자급도가 급격히 하락해 쌀을 제외한 우리가 소비하는 곡물의 7할이 넘는 양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앞으로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이런 비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개방화 시대에서 일본을 비롯한 각국들이 국민생존권 측면에서 자국내 생산을 통한 안정적 식량 확보를 농업정책의 가장 우선목표로 하고 정책을 수립해 가고 있는 반면, 우리는 최소한의 식량안보의 확보를 만족할 만한 정책이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 경지면적의 부족, 농업인구의 감소, 농업종사들의 고령화, 농업의 영세성, 곡물의 높은 수입 의존도 등으로 어려움에 봉착해 있으며 이로 인하여 밀, 옥수수, 콩 등 기타 곡물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면에 이들 소비물량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밀은 80년 1인당 연간 소비량이 29㎏이었으나 90년대 들어 30㎏대를 넘어선 후 2006년에는 32㎏, 2007년 33㎏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 콩, 옥수수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우리나라는 한해 1,400만 t의 곡물을 사서 먹는 세계 5위 곡물수입국이 됐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7.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로 낮다. 지난 3월에는 국제 쌀값이 하루 만에 무려 30%나 폭등하기도 하였다.

 

FTA등으로 피폐해진 우리 농업과 농촌은 식량자급을 어둡게 하고 있다. 미래를 내다보지 않은 농정은 부실을 가져 왔고 식량전쟁시대를 맞아 허둥대고 있는 것이다. 산업경쟁력에서 뒤져 쌀을 제외한 곡물생산 포기 추세가 계속되어 곡물가 상승으로 인한 사료값 인상이 겹치면서 축산까지 타격을 입고 있다. 이농과 고령화, 비교우위에서 밀린 농업의 미래와 농촌의 현실은 그리 밝지 않다.

 

특히 현 상태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세계 식량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 세계 곡물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EU가 식량을 무기화하여 곡물수입국들을 압박하는 식량무기화 상황으로서 최악의 경우 비싼 돈을 지불하고도 곡물을 수입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결국 냉혹한 식량전쟁시대를 맞아 화급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높은 곡물가로 신음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안정적 식량 확보를 위해서는 지나친 산업화를 지양하고 쌀을 포함한 곡물재배면적 확대와 곡물선물시장의 활용, 농경지의 무차별 억제등과 같은 정책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은 안정적 식량 공급원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해외농업기지 개발이라는 적극적 정책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한 해외농업개발은 국내식량의 안정적 확보라는 본래의 목적 이외에도 우리의 국내 농업발전과 해외 개발도상국들과의 경제협력 강화 차원에서도 적극 권장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여기에 해외에서 개발된 농산물 및 농수산품이 유사시 투자기업의 손해 없이 국내로 반입될 수 있도록 수입관세의 감면 등을 지원하고 해외진출기업에 대한 국산 농자재의 활용을 적극 지원하여 우리 농자재의 해외시장 개척을 측면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식량문제를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은 없는 것 같다. 식량이 모자라 녹색혁명 성취를 위해 노력을 해오던 그 어려운 때를 회상하면서 오늘의 식량 문제를 풀어 가면 길은 반드시 열릴 것이다. 인류의 생명창고 「곡물 곳간」은 우리의 희망이다.

 

/황정수(전라북도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