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과 토론] 근거 제시…분명한 자신의 시각을 드러내라

최강인(완산고 2학년)·양영수(동암고 3학년)

※ 제시문 = 본보 6월 10일자 8면

 

 

▲ 학생 예시답안 1 - 완산고 2학년 최강인

 

전광용의 「꺼삐딴 리」라는 소설의 주인공인 이인국은 처세술에 능하다 하겠다. 시대의 권력을 쥐고 있는 세력에 알맞게 매번 자신을 바꾸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도 작게는 회사에서부터 크게는 국가까지 통치세력을 따라 소위 '줄서기'를 일삼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이도 다른 사람의 선택과 그에 따른 삶의 목적에 간섭할 권리는 없다. 그러나 이인국 박사의 행위는 간섭받지 않을 수 있을까?

 

최근 '쇠고기 파동'에 대한 촛불집회를 하는 이들의 집회의 의미가 퇴색되었다는 정부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집회를 통한 국민의 마음을 전달하기 보다는 그저 대치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빚어졌을까? 그것은 "정체성"에 문제가 있어서 라고 생각한다. 즉 '남들도 하니깐'라는 생각으로 동참한다는 것이다. 순수한 존경심 혹은 투자가치성을 기반으로 세력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유망하다고 보는 것을 개인의 정체성과 관련 없이 따르는 것에 이인국은 비판을 받는 것이다.

 

또한 제국주의 때문에 조국이 고통 받고 있어도 자신의 안위를 위해 일본을 택한 "이기심"도 이인국을 비난 받게 한다. 제국주의라는 사회적 배경과, 돈을 벌기위한 직업으로서 의사를 하고 있는 개인적 상황 때문에 그가 그런 이기적인 선택을 했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역설하자면 개인의 선택으로 인한 사회 전체 즉, 조국은 발전보다는 패망의 길로 가게 될 것이다.

 

개인적인 주관이 없는 "정체성 결여"와 너무 개인적이면서도 주관적인 "이기심 충만"을 가졌기 때문에 이인국의 행위는 "윤리의식 부족"으로 그의 선택이 간섭 받게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에게도 극과 극인 두 성질의 절충은 반성해야 할 모습들이다.

 

▲ 교사 강평 - 동암고 김경업 교사·전라고 임창범 교사

 

소설 꺼삐딴리의 이인국 박사의 선택에 대한 비판적 견해는 대부분 부정적인 견해가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견해 역시 주어진 제시문을 바탕으로 비판의 근거를 명확히 파악한 후 진술하여야 한다.

 

최강인 학생은 이인국의 선택의 문제점을 '정체성 결여'와 '이기심 충만'으로 인한 '윤리의식'의 부족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제시문 (가)의 논지는 개인의 삶의 다양성과 다양성의 긍정적인 측면, 그리고 개인의 삶의 목적과 가치를 어느 누구도 훼손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있다. 그러나 존경받을 수 있는 삶은 사회적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공공의 선을 위한 이타적 삶이 존경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인국박사의 선택은 어느 누구도 간섭받을 수 없다는 전제는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인국 박사의 선택의 문제점 중 정체성의 근거로 제시된 촛불시위의 참여자에 대한 정부의 견해는 반론의 여지가 많다. 왜냐하면 이인국 박사의 선택의 문제는 정체성보다는 자신의 삶의 목적과 가치를 생존과 부의 획득에 맞추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인국 박사의 삶의 목적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두 번째 개인의 이기적인 행위를 비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되면 최강인 학생이 제시한 비판적 견해가 명확해 질것이다. 이인국 박사의 삶의 목적과 가치는 개인의 부와 생존을 위한 이기적인 행위였고, 이러한 행위는 개인의 삶의 선택을 누구나 간섭할 수 없다 해도 존경받을 수 없다. 더구나 그는 일제시대 제국대학을 졸업한 지식인이었다. 따라서 다른 누구보다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삶을 고민했어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의 현대사회도 사회적 지도층의 삶의 목적과 방향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더구나 이인국 박사가 살아온 시대적 상황은 더욱더 지식인과 같은 사회적 지도층의 이타적 삶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 학생 예시답안 2 - 동암고 3학년 양영수

 

인간의 삶에서 죽음에 이르기 전까지 끊임없이 지속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어떤 둘 이상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기 때문에 항상 무엇인가를 선택해야만 한다. 그러나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자유이지만 그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 사회 구성원 사이의 암묵적인 제약이 있다. 그것은 개인들이 모여 공동체를 형성할 때 모두가 공동체를 위해서 자신의 이익을 어느 정도 포기하는 선이 되고 모두가 선으로 인정하는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모든 개인은 공동체에 속하기 때문에 공동체가 추구하는 이익에 어긋나는 선택을 개인이 한다면 공동체 구성원들은 그를 비난하고 질타하며 그의 선택을 공동체의 이익쪽으로 맞추려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것은 모두를 위하여 좋은 것이기 때문에 항상 선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개인은 선택을 함에 있어서 선택되는 대상들의 가치가 모두 같은 것이 아니라 높고 낮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 선택의 문제에서 제시문(나)의 이인국은 친일, 친러, 친미 등으로 자신의 부귀만을 추구하는 것을 택한다. 이는 당시 한국사회의 일제강점기, 해방 후의 격변기 등의 특수한 상황에서 애국은 잊은 체 오히려 반애국적 행위를 한 것이므로 한국인으로서의 의식결여라는 점에서 비난받을 점이다. 그런 암담한 현실상황에서 누구나 다 독립운동가가 될 수는 없는 것이 아니냐고 말할 수 있다. 허나 이인국은 어쩔 수 없이 살기위해 친일을 한 것이 아니라, 부 획득과 같이 기본적인 생활 유지를 넘어서 물질적 쾌락을 얻기 위한 적극적이고 의도적인 친일 활동이었기 때문에 비난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즉 이인국은 한국인 공동체의 공통적인 이익인 한국을 자유로운 나라로 만들고 좋은 나라로 만들자는 것에서 벗어나는 선택을 했기 때문에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 교사 강평 - 동암고 김경업 교사·전라고 임창범 교사

 

양영수 학생은 예상되는 반론꺾기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명확히 하는 논지구성방식이 돋보인다. 이인국 박사가 살던 일제 상황에서 누구나 독립운동가의 삶을 선택할 수 없다는 예상되는 반론에 생존권을 위한 친일이 아니라, 부획득과 같이 물질적 쾌락을 얻기 위한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친일 활동이었기 때문이라는 반박은 매우 좋다.

 

그러나 제시문(가)를 바탕으로 이인국 박사의 삶의 목적과 가치를 평가한다면 양영수 학생과 같이 공동체에 이익에 반하는 이기적인 삶에 대한 비판이어야 한다. 그러나 선택에 대한 암묵적 제약이 따르고, 공동체를 위한 선택이어야 한다는 근거는 위 제시문(가)에서 찾아볼 수 없다. 또한 공동체의 이익은 항상 선이라는 논지도 반론의 여지가 많다. 이런 경우 다수의 선택이 개인의 정당한 삶을 제한하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제시문에서 우리 사회에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삶이 다른 사회에서는 훌륭한 삶으로 용인되기도 한다는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