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답게' 사는 길을 찾아 - 김형중

김형중(전북여고 교장)

맛있는 물은 향기가 없고, 멋있는 사람은 언행이 아름다우며, 자신을 포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람들의 생각과 문화의 변화, 지구의 지각변동 등이 가져온 가치관의 혼돈이 삶의 의미를 어느 한 방향으로만 운전하기엔 무엇인가 망설이게 한다.

 

로마시대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였던 키케로는 인간이 극복해야 할 결점에 대해 "변화를 해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걱정만 하고 변하지 못하는 것과, 자기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을 자신의 위치나 아집으로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이라고 했다.

 

내 마음이 아름다우면 나를 둘러 싼 주변까지도 그 향기가 은은하게 전해져서 동화된다고 했으니, 남의 언행을 그르다고 단정짓기 전에 상대방의 입장에서 돌이켜 본다면 아마도 주위의 지인들은 "저 사람은 매우 좋은 사람" 이라고 칭찬할 것이다. 과연 내 주변에 나를 그렇게 아껴주고 멀리서 칭찬할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고 뒤돌아 볼 일이다.

 

특히 조직을 이끌면서 자신만 돋보이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거나, 구성원들은 그저 종속된 존재이기에 무조건 자신을 위해 충성과 봉사를 해야 한다고 강요했던 리더들은 생각의 변화를 가져오는 지혜로운 길을 찾아야 존경받는 경영자로 기억 될 것이다.

 

"혀를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마음을 다스릴 수 있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행동을 다스릴 수 있으며, 행동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다스릴 수 있다"고 했다. 현란한 언어와 잘못된 생각과 행동으로 짧은 시간동안 상대를 현혹시키거나 속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코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다. 내 생각만이 옳다는 자가당착으로 독선을 저지른다면 그 사람의 곁은 시나브로 찬바람에 휩싸일 것이다. 복잡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에게서 한가지 욕심을 버리면 열가지의 근심이 사라진다고 했다. 지금 갖고 있는 것들에게서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장차 바라는 것들이 모두 채워졌다고 해서 흡족해 하며 기뻐할까. 사람은 원하는 것을 얻어냈을 땐 그것이 욕구였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또 다시 다른 현상에 집착하는 습성이 있다. 이런저런 충족을 위한 행동으로 인해 인간은 마음의 자유를 잃어버리고, 결국 슬픔의 늪으로 빠져들어 간다. 이같은 원인은 두 갈래로 열려있는 생각의 차이에서 온 것이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하나 둘 채워간다고 한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사려깊은 마음과 따뜻한 사랑이다. 부와 권력과 명리에 젖어 살아가는 지구촌의 그 많은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인생을 잘 산다고들 하지만 진실로 '∼답게'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돈이 권력을 이긴다고 하는 세상, 그러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 앞에서는 친구도, 명예도, 인격도 버려가면서 부의 축적을 위해 혈안이 되어 있지 않은가! 이 세상은 많은 것들을 돈으로 살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인격과 지성, 사랑, 마음 등은 살 수도 없고 값을 매길 수도 없을 것이다. 하찮은 것이라도 마음을 담아서 상대에게 건네준다면 그것을 받는 사람은 소중하고 큰 것이 될 것이지만, 아무리 큰 것일지라도 거드름을 피우고 생색을 내면서 마음을 실어 보내지 않는다면 그것은 받는 사람에게서 고맙다는 겉치레 인사를 받을 뿐이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지위나 명예나 연령과 성별, 빈부의 차이보다는 올바른 생각과 꾸밈없는 말과 아름다운 행동의 실천에서 오는 것이다.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기에 그 사람의 인품을 나타낸다. 잘못 판단된 생각의 말을 함부로 한다면 상대로부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아름답게 보려거든 한 번만 바라보고, 정확하게 보고 싶거든 두 번 보아야 한다고 했다. 뭔가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그 일을 해결할 정확한 방법을 찾아 나서고, 하기 싫은 사람은 핑계나 구실만을 찾는다고 했다.

 

/김형중(전북여고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