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위썬 감독이 말하는 '적벽대전'과 '영웅본색'

"영웅 캐릭터 공통점 많아"

우위썬(吳宇森.62) 감독의 신작 '적벽대전'은 시대극이며 거대 예산이 투입된 블록버스터다.

 

그래서 '영웅본색'(1986)이나 '첩혈쌍웅'(1989) 등 우위썬의 전작들과는 다른 점이 있지만 스타일이나 캐릭터에서는 공통점이 많다. 소수가 다수를 상대하면서 내뿜는 비장미나 매력적인 영웅의 캐릭터, 슬로 모션으로 춤추듯이 그려지는 액션 장면, 그리고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의 날갯짓은 전작들에 이어 '적벽대전'에도 어김없이 등장해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26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만난 우위썬 감독은 '적벽대전'에 대해 "특히 캐릭터 면에서 전작들과 공통점이 많은 영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웅본색'이나 '첩혈쌍웅' 등 이전의 영화들은 마피아 세계를 배경으로 했지만 영웅의 캐릭터들이 갖는 순수한 인성을 보여줬다"며 "'적벽대전'에서도 소설 속의 영웅들을 우정과 사랑, 가정을 중시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인물들로 그리려 했고 이들이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관객들이 갖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대지진 현장에서 피해자들을 구하는 사람들도 평범해 보이지만 영웅이지 않느냐"고 물으며 "영화 속 영웅들은 전쟁 후에는 적에게 관용을 베푸는 도량이 넓은 인물이었다. 전세계 사람들에게 모두 친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우 감독은 량차오웨이(梁朝偉)가 연기한 주유에 대해 특히 애착을 보였다.

 

그는 "주유라는 인물은 마음이 넓고 음악과 친구를 사랑하며 군사들의 단결을 중시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나와 공통점이 많다"며 "팀원 각자의 노력이 중요한 이번 영화에서 주유의 마음으로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잘 챙겨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인 흰색 비둘기는 이번 영화에서도 주인공들의 주변에 끊임없이 나타난다. 그에게 '비둘기'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묻자 "비둘기는 평화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나만의 색깔"이라는 답변을 들려줬다.

 

그는 "'적벽대전'이 전쟁을 다룬 영화지만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당시 영웅들도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기 때문에 다시 흰색 비둘기가 등장한 것"이라며 "2편에서는 비둘기가 통신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비둘기가 전쟁 중의 평화를 상징하는 만큼 멜로물인 차기작에서는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그의 차기작은 한국배우 송혜교와 '적벽대전'에 손권역으로 출연한 장전(張震)이 호흡을 맞춘 '1949'다.

 

우 감독은 "'황진이'를 통해 송혜교라는 배우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 앞으로 한국과 합작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은데 송혜교와의 작업은 이에 대한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